12357일 (만 33년9개월27일)

  여려분 성경 읽기 잘 하고 계시지요? 이번 주에 우리는 창세기 11장 바벨탑부터 아브라함 이야기를 읽었을거에요.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께서 먹지 말라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었을 때, 인간은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선택'만 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선택하지만, 그 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고, 결국 이런 저런 일로 걱정하고 불안하다가, 끝내는 죽을 수 밖에 없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을 생각해보세요. 불안하니까 모입니다. 모이니까 요새를 만들어요. 요새가 크면 클수록 안전하겠지요? 나중에는 하나님을 대신할만한 요새를 만드려고 온인류가 힘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게 바벨탑이에요.

-바벨이란 이름
  '바벨'이란 이름이 익숙하지요? 우리가 알고 있는 바벨론 제국에도 이 '바벨'이란 말이 들어갑니다. '바벨'은 '뒤섞다'란 뜻이에요. 하나님께서 바벨탑을 지으려던 사람들의 언어를 뒤섞으신 다음 붙은 이름입니다.

창세기 11:9
주님께서 거기에서 온 세상의 말을 '뒤섞으셨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 곳의 이름을 바벨이라고 한다. 주님께서 거기에서 사람들을 온 땅에 흩으셨다.

  그러니까 별로 안좋은 이름이지요.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서 공사가 중단된 도시의 이름입니다. 그런데 이 이름이 뭐가 좋다고 '바벨'의 이름을 계승한 사람들이 생깁니다. 그게 바벨론이에요.

-탑이 아닌 도시
  탑에 대해서도 얘기해봅시다. 저는 '바벨탑'이란 말이 별로에요. 탑을 쌓은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바벨도시'를 만들었다는 의미거든요.

창세기 11:4, 새번역
그들은 또 말하였다. "자, 도시를 세우고(성을 짓고), 그 안에 탑(망루)을 쌓고서, 탑 꼭대기가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의 이름을 날리고, 온 땅 위에 흩어지지 않게 하자."

  영어 공부 하나 합시다. 'urban'이란 단어가 있어요. 따라 읽어볼까요? [얼반]. 이 urban은 "도시의"란 뜻이에요. 그러면 얼반뮤직이라고 하면 무슨 뜻이에요? 도시음악이란 뜻이 되지요. 그런데 이 urban이라는 말은 라틴어에서 왔어요. urbs이렇게 쓰는데, 라틴어는 정말 쉬운 말입니다. 그냥 생긴대로 읽으면 그게 정확한 발음이거든요. 그래서 이걸 [우릅스]라고 읽어요. 의미는? 성이에요.

  그래서 옛날에 성이라 부르던 것이 오늘날 도시가 된거에요. 수원도 마찬가지에요. 화성이 수원을 두르고 있죠? 그래서 수원화성은 곧 수원도시인 것이지요. 저 어렸을 때는 '화성'이라고 안불렀어요. 그냥 수원성이라 불렀어요. 그런데 이 화성이란 이름이, 저기 수원 넘어가면 화성시가 지역이 있지요? 거기 이름에서 따와서 '화성'이 된거에요. 어찌되었든 중요한건 '성은 도시'다.

  그런데 전세계 공통으로 이 '성'을 짓는 데에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창세기 11:4를 보고 맞춰보세요. 먼저는 성벽으로 경계를 두릅니다. 그럼 우리 편과 니네 편이 나눠집니다. 성 안쪽은 우리 편, 성 바깥 쪽은 적입니다. 그러고나서 성 안쪽에 높다란 '망루'를 짓습니다. '망대'의 '망'은 망원경할 때 망이거든요? 멀리 본다는 뜻입니다. 보긴 뭘 보겠어요? 성 바깥은 다 적이니까, 적이 쳐들어오는지 감시하는 곳이 망대입니다.

  그럼 우리는 바벨탑이란 말은 바벨망루라는 것을 알았지요? 그리고 망루만 지은게 아니에요. 인류가 바벨도시를 만든 겁니다. 하나님이 언어를 뒤섞어 흩으셨는데, 그 뜻을 정면으로 거절하고 세운 제국이 바벨론이고요.

-미드라쉬의 아브라함

  유대인들이 성경을 해석하기 위해 보는 책이 있어요. <미드라쉬>라는 책이에요. 그런데 이 책에 보면, 바벨탑을 짓던 사람들이 아브라함에게 도움을 청하는 장면이 나와요. 그들은 특별히 바벨탑의 '망대'를 같이 짓자고 아브라함에게 요구했습니다. <미드라쉬>는 그때 아브라함이 잠언 18:10을 말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고 해요. 잠언을 찾아볼까요?

잠언 18:10, 새번역
주님의 이름은 견고한 성루(망대)이므로, 의인이 그 곳으로 달려가면, 아무도 뒤쫓지 못한다.

  여기서 '성루'라고 번역된 말이 망대에요. 즉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나의 망대시니까, 나는 망대가 필요없다고 말했단 말이에요. 더 높아지려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대신할 망루를 짓고, 하나님을 아는 사람들은 높아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하나님은 그런 아브라함을 불러 약속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약속 내용을 확인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왜 아브라함을 부르셨을까 그 마음을 헤아려봐야 합니다.

  바벨도시 이야기가 창세기 11장이에요. 그리고 아브라함을 부르신 이야기가 창세기 12장입니다. 바벨도시를 못짓도록 하나님은 언어를 뒤섞으셨습니다. 이상합니다. 다 쓸어버릴 수 있었잖아요? 하나님께 반역하는 사람들을 게임하듯 다 없애버리면 깔끔하잖아요? 아, 아니죠. 하나님은 세상의 숨쉬는 것들을 그렇게 한 번에 쓸어버리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창세기 9장의 방주 이야기에요. 그럼 언어를 뒤섞으셨다는 말은, 바벨도시를 짓던 사람들에게도 아직은 희망이 남아있다는 말이겠지요?

  시날 평지에 바벨도시는 짓다 말았고, 거기에 온통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은 서로 말이 안통하는 답답함만을 안고서 모두 흩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십니다. 하나님은 바벨도시를 원하지 않으셨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아브라함을 통해서 바벨도시가 아닌 다른 것을 세우시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바벨 도시 계획과 하나님의 뜻 비교

  이참에 바벨도시와 하나님의 뜻을 비교해볼게요. 여러분이 빈 칸을 채워보세요.

 

 바벨 도시 계획

 하나님의 아브라함 언약

 언어

 한 가지 언어

여러가지 언어

 장소

한 곳

온 땅으로 흩어져

 목적

이름 날림

?

 방법

도시 건축

?


  말이 여럿이라서, 말이 다른 사람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말을 배우고 이해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한 곳만 아니라, 온 땅으로 흩어지라고 말씀하신 것은, 창세기 1:28의 "땅에 충만하라"의 약속이 그대로 이어진 것입니다. 사람은 땅 구석구석에 들어가 땅을 경작하고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삶을 명 받았습니다.(그래서 生命생입니다).
  여기까지는 알겠는데, 우리는 하나님이 무슨 일을 하려는 것인지, 또 어떤 방법으로 그 일을 이루실 것인지는 아직 '?'를 쳐두었습니다. 이 두 가지를 고민해가면서 뒤의 내용을 읽어가야 할 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리는 바로 이 사람으로부터 저 '?'를 채울 수 있는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아브라함.

-아브라함 언약과 우리

창세기 12:1~3

주님께서 아브람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네가 살고 있는 땅과, 네가 난 곳과, 너의 아버지의 집을 떠나서,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거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이 되게 하고, 너에게 복을 주어서, 네가 크게 이름을 떨치게 하겠다. 너는 복의 근원이 될 것이다. 너를 축복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복을 베풀고, 너를 저주하는 사람에게는 내가 저주를 내릴 것이다.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받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명하신 것은 1) 기존의 살던 곳을 떠날 것 이에요. 그리고 2) 아브라함이 큰 민족이 됩니다. 3) 그리고 아브라함은 복의 근원이 되어요. 아브라함을 통해서 땅에 사는 모든 민족이 복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이 약속 내용을 잘 외우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이 무엇을 하려고 하시고,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이루실 것인지 알 수 있을테니까요. 어찌되었든 중요한 것은, 하나님은 바벨도시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한 가지 말을 쓰고, 한 가지 장소에서, 우리의 이름을 날리려고, 무언가를 계속 짓는 일을 말입니다. 이 생각을 하고서 우리나라를 생각해보세요. 한 가지 말을 쓰고, 한 가지 장소에서, 기껏 우리 이름 날리자고, 무언가를 계속 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말입니다. 하나님은 바벨도시를 중단시키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하나님이 중단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나라 아닐까요?

  하지만 희망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벨 이후 아브라함을 부르셨듯이, 하나님께서 이 나라 안에서 우리를 그 바벨도시를 극복하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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