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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실 이야기와 일곱 나팔 이야기를 지나 이제 우리는 새로운 환상으로 들어갑니다. 12장에서 15장에 달하는 이야기입니다.
먼저 12장을 볼텐데 여자와 용이 등장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입니다.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고(A:1~6, B:7~12, C:13~17), 계시록답게 이 세 부분은 시간순이 아니라, 한 사건을 보여주는 다양한 차원으로 봐야 합니다. 먼저 A부분부터 살펴봅시다.
요한계시록 12:1~6
그리고 큰 표적이 하늘에 보였습니다, 여자가 해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달이 그녀의 두 발 아래,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는 열 두 별의 면류관이, 그리고 배에는 임신했고, 진통과 낳음의 괴로움으로 울부짖습니다.
큰 표적이 하늘에 보였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에 보여주신 그 표적의 주인공은 어떤 여자입니다. 그런데 이 여자는 해를 두르고, 발을 밟고, 그리고 머리에는 열 두 면류관을 쓰고 있습니다. 이 해, 달, 별 표현은 요셉의 꿈을 떠올리게 합니다.
창세기 37:9
얼마 뒤에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고, 그것을 형들에게 말하였다.
"들어 보셔요. 또 꿈을 꾸었어요. 이번에는 해와 달과 별 열한 개가 나에게 절을 했어요."
요셉의 꿈 속에서 해는 야곱을, 달은 라헬을, 그리고 별들은 후에 열 두 지파가 될 야곱의 자녀들을 의미했습니다. 따라서 해, 달, 별을 입은 이 여자는 이스라엘입니다. 곧 하나님을 이기고 사람을 이기는(창세기 32:28) 하나님의 충성스러운 공동체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 여자는 홀몸이 아닙니다. 여자가 임신하는 얘기를 성경에서 여러 차례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성경에서 임신은 대개 불임여성에게 벌어지는 기적같은 사건, 임신하지 못해서 괴로워하던 여인에게 주어진 충격적인 기쁨이었습니다. 사무엘을 낳은 한나에게도 그랬고, 세례 요한을 낳은 엘리사벳에게도 그랬습니다. 예수를 낳은 마리아에게도 임신은 기적같은 일이었습니다. 성경은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를 가리켜 이스라엘이라 부릅니다. 자의에 의해서든 타의에 의해서든 이스라엘은 참된 삶(생명)을 낳지 못하고, 오랜 시간 고통 속에 신음했습니다. 이를 이스라엘 포로기라 부릅니다. 외간 남자가 들어와 한 가정이 풍지박산 났습니다. 남편인 하나님은 떠나고, 여자는 온갖 치욕을 뒤집어 쓰고 부정해졌습니다. 외간 남자는 남의 집을 제 집처럼 들어와 군림하고 착취합니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이사야를 통해 불임 여성이 아이를 갖는다는 예언이 있었고(이사야 26장, 62장), 이는 곧 이스라엘 포로기의 해방을 의미했습니다.
이사야 54:1~6
임신하지 못하고 아기를 낳지 못한 너는 노래하여라.
해산의 고통을 겪어 본 적이 없는 너는 환성을 올리며 소리를 높여라.
아이를 못 낳아 버림받은 여인이 남편과 함께 사는 여인보다 더 많은 자녀를 볼 것이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너의 장막 터를 넓혀라. 장막의 휘장을 아끼지 말고 펴라.
너의 장막 줄을 길게 늘이고 말뚝을 단단히 박아라.
네가 좌우로 퍼져 나가고, 너의 자손이 이방 나라들을 차지할 것이며,
황폐한 성읍들마다 주민들이 가득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네가 이제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다.
당황하지 말아라! 네가 부끄러움을 당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젊은 시절의 수치를 잊으며, 과부 시절의 치욕을 네가 다시는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너를 지으신 분께서 너의 남편이 되실 것이다. 그분의 이름은 만군의 주님이시다.
너를 구속하신 분은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하나님이시다.
그분은 온 세상의 하나님으로 불릴 것이다.
버림을 받아서 마음이 아픈 너를, 주님께서 부르신다.
젊은 나이에 아내가 되었다가 버림받은 너를, 주님께서 부르신다.
너의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 비참한 여자에게 진짜 남편이 찾아왔고, 이제 마침내 때가 되어, 임신할 줄 모르는 여자는 수치를 씻고 아이를 낳을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타락 이후 공동체에게는 해산의 고통이 주어졌습니다. 새창조를 낳기 위한 해산은 고통없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로마서 8:22,23) 그러나 고통 속에서도 이스라엘 공동체는 아이를 낳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아이가 악의 심장부를 분쇄할 바로 그 아이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3:14,15
주 하나님이 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런 일을 저질렀으니, 모든 집짐승과 들짐승 가운데서 네가 저주를 받아, 사는 동안 평생토록 배로 기어다니고, 흙을 먹어야 할 것이다. 내가 너로 여자와 원수가 되게 하고, 너의 자손을 여자의 자손과 원수가 되게 하겠다. 여자의 자손은 너의 머리를 상하게 하고, 너는 여자의 자손의 발꿈치를 상하게 할 것이다."
숨 받은 일이 전혀 없는, 따라서 숨에 속한 일이라곤 전혀 낳을 수 없는 사람들이, 에클레시아로 부름받아 새창조를 낳습니다. 이사야 26장은 여자가 출산하는 일을 '부활'이라 말합니다. 땅의 죽은 자들을 다시 내놓는 일이라 말합니다.
이사야 26:17~19
마치 임신한 여인이 해산할 때가 닥쳐와서, 고통 때문에 몸부림 치며 소리 지르듯이, 주님, 우리도 주님 앞에서 그렇게 괴로워하였습니다. 우리가 임신하여 산고를 치렀어도, 아무것도 낳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 구원을 베풀지 못하였고, 이 땅에서 살 주민을 낳지도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주님의 백성들 가운데서 죽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날 것이며, 그들의 시체가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무덤 속에서 잠자던 사람들이 깨어나서, 즐겁게 소리 칠 것입니다. 주님의 이슬은 생기를 불어넣는 이슬이므로, 이슬을 머금은 땅이 오래 전에 죽은 사람들을 다시 내놓을 것입니다. 땅이 죽은 자들을 다시 내놓을 것입니다.
이 일은 신실한 증언으로 이뤄집니다. 증언은 한 사람을 신실함으로 새로이 태어나게 합니다. 이는 곧 부활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방식으로 아브라함 언약의 두번째 언약이 이뤄집니다. 하늘의 별과 같이, 바다의 모래같이 많은 아브라함의 자손들은 에클레시아의 신실한 증언에 따라 공동체를 통해 새로이 태어난 사람들인 것입니다.(이사야 51:2) 즉 그들은 더 이상 아이를 낳을 수 없는 할머니의 몸에서 나온 이삭들입니다.(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된 그 할머니는 "모든 민족의 어머니"라는 이름을 얻습니다.)
저 "해, 달, 별을 입은 여자"는 이러한 이스라엘 이야기들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여자의 출산이 임박했다는 말은 곧 포로기의 종결, 마침내 기다리고 기다리던 역사의 전환점이 임박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다른 표적이 하늘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보십시오, 불 붙은 색깔의 큰 용이, 일곱 머리들과 열 뿔들을 가지고 그의 머리들에는 일곱 왕관들이, 그리고 그의 꼬리가 하늘의 별들의 1/3을 끌어오고 그것들을 땅으로 던졌습니다.
그런데 여자가 출산을 하게 될 중요한 순간에 불청객이 보입니다. 여자를 꼬셔서 간음하게 만들었던 바로 그 외간남자, 에덴의 신혼집에 들어와 하나님의 공동체를 빼앗아간 뱀이 등장합니다. 본문에는 뱀이라 되어 있지 않지만, 우리는 이 변화무쌍한 외간남자의 다양한 표현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시편 74:13,14
주님께서는, 주님의 능력으로 바다를 가르시고,
물에 있는 타닌들의 머리를 깨뜨려 부수셨으며,
리워야단의 머리를 짓부수셔서 사막에 사는 짐승들에게 먹이로 주셨으며,
그 괴물이 등장하는 무대는 바다입니다. '바다'라는 심상은 출애굽 이야기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언약백성의 앞 길을 막았던 바다, 심지어 예수께서 주무시는 배를 집어 삼키려는 그 바다는 성경에서 줄곧 악의 모태의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곳은 뱀의 처소이자, 뱀은 바로 그 바다에서부터 올라와 땅 위로 기어오릅니다. 토마스 홉스의 책으로 유명한 리바이어던이란 이름이 여기서 왔습니다. 하나님의 출애굽을 가로 막는 반창조의 세력으로서 사탄을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시편 89:10
주님은 라합을 격파하여 죽이시고, 주님의 원수들을 주님의 강한 팔로 흩으셨습니다.
이사야 30:7
"이집트가 너희를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은 헛된 망상일 뿐이다. 이집트는 '맥 못쓰는 라합'일 뿐이다."
이사야 51:9
깨어나십시오! 깨어나십시오! 힘으로 무장하십시오, 주님의 팔이여!
오래 전 옛날처럼 깨어나십시오! 라합을 토막 내시고 용을 찌르시던 바로 그 팔이 아니십니까?
'라합'이란 표현도 바다 괴물을 뜻하고, 특히 이 '바다'와 관련된 '괴물'들은 출애굽 이야기에서 하나님을 대적했던 이집트를 떠올리게 합니다.
에스겔 29:3~6
너는 이렇게 말하여 전하여라.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이집트 왕 바로야, 내가 너를 치겠다.
나일 강 가운데 누운 커다란 악어야, 네가 나일 강을 네 것이라고 하고 네가 만든 것이라고 한다마는,
내가 갈고리로 네 아가미를 꿰고, 네 강의 물고기들이 네 비늘에 달라붙게 해서,
네 비늘 속에 달라붙은 강의 모든 물고기와 함께 너를 강 한복판에서 끌어내서,
너와 물고기를 다 함께 멀리 사막에다 던져 버릴 것이니, 너는 허허벌판에 나둥그러질 것이다.
내가 너를 들짐승과 공중의 새에게 먹이로 주었으니,
다시는 너를 주워 오거나 거두어 오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 때에야 비로소 이집트에 사는 모든 사람이, 내가 주인 줄 알게 될 것이다.
너는 이스라엘 족속을 속이는 갈대 지팡이밖에 되지 못하였다.
본문의 악어도 리워야단입니다. 이집트, 리워야단, 라합은 모두 바다를 그 진원지로 삼고 있는 사탄을 가리킵니다. 사탄은 완고함을 포기하지 않는 파라오의 역할을 자처합니다.
에스겔 32:2,3
"사람아, 너는 이집트 왕 바로를 두고 애가를 불러라. 너는 그에게 알려 주어라.
'너는 스스로 네가 만방의 사자라고 생각하지만, 너는 나일 강 속에 있는 악어이다.
뾰족한 코로 강물을 흩뿌리고 발로 강물을 휘저으면서 강물을 더럽혔다.
그러므로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내가 많은 백성을 불러와서,
그들이 보는 앞에서 그물을 던져 너를 잡고, 예인망으로 너를 끌어올려서,
하박국 3:8~15
주님, 강을 보고 분히 여기시는 것입니까? 강을 보고 노를 발하시는 것입니까?
바다를 보고 진노하시는 것입니까?
어찌하여 구원의 병거를 타고 말을 몰아오시는 것입니까?
주님께서 활을 꺼내시고, 살을 메우시며, 힘껏 잡아당기십니다. (셀라)
주님께서 강줄기로 땅을 조각조각 쪼개십니다.
산이 주님을 보고 비틀거립니다.
거센 물이 넘칩니다. 지하수가 소리를 지르며, 높이 치솟습니다.
주님께서 번쩍이는 화살을 당기고, 주님께서 날카로운 창을 내던지시니,
그 빛 때문에 해와 달이 하늘에서 멈추어 섭니다.
주님께서 크게 노하셔서 땅을 주름 잡으시며, 진노하시면서 나라들을 짓밟으십니다.
주님께서 주님의 백성을 구원하시려고 오십니다.
친히 기름 부으신 사람을 구원하시려고 오십니다.
악한 족속의 우두머리를 치십니다. 그를 따르는 자들을 뿌리째 뽑아 버리십니다. (셀라)
그들이 우리를 흩으려고 폭풍처럼 밀려올 때에,
숨어 있는 가엾은 사람을 잡아먹으려고 그들이 입을 벌릴 때에,
주님의 화살이 그 군대의 지휘관을 꿰뚫습니다.
주님께서는 말을 타고 바다를 밟으시고 큰 물결을 휘저으십니다.
이사야 27:1
그 날이 오면, 주님께서 좁고 예리한 큰 칼로 벌하실 것이다.
매끄러운 뱀 리워야단, 꼬불꼬불한 뱀 리워야단을 처치하실 것이다. 곧 바다의 괴물을 죽이실 것이다.
그런데 이 악에서 올라온 사탄이 '하늘'에 보였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사탄은 하늘과 땅 두 차원이 모두 허용되었습니다.
이 뱀의 머리에 대한 묘사를 살펴봅시다. 일곱 머리에 열 뿔을 달고 있고, 각 머리에는 왕관이 씌여있습니다. 이런 표현들은 다니엘 7장을 인유한 것입니다.
다니엘 7:7
그 뒤에 내가 밤의 환상을 계속 살펴보고 있는데, 넷째 짐승이 나왔다. 그것은 사납고 무섭게 생겼으며, 힘이 아주 세었다. 이 짐승은 쇠로 된 큰 이빨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으로 먹이를 잡아 먹고, 으스러뜨리며, 먹고 남은 것은 발로 짓밟아 버렸다. 이 짐승은 앞에서 말한 짐승들과는 달리, 뿔을 열 개나 달고 있었다.
다니엘 넷째 짐승과 뿔의 수가 같습니다.
다니엘 7:24
그 열 뿔은 이 나라에서 일어날 열 왕이다. 그 뒤에 또 다른 왕이 일어날 것인데, 그 왕은 먼저 있던 왕들과 다르고, 또 전에 있던 세 왕을 굴복시킬 것이다.
그 뿔의 정체는 다수의 통치자들이며, 이는 제국을 표상합니다. 요한에게 있어서는 단연 로마였습니다. 그리고 사탄은 이 우상숭배적인 권력 뒤에 숨어서, 언약백성 에클레시아의 앞 길을 가로막고 핍박합니다.(마치 출애굽 이야기의 이집트처럼) 그 공격은 막강해서 하늘의 별 1/3을 땅으로 내던질 지경입니다. 여기서 별은 다니엘서 인유인데, '에클레시아와 천사 연대'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계시록 2,3장에서 인자는 에클레시아를 '별'이라 부르셨고, 이는 하늘로는 천사를 땅으로는 신실한 공통체를 함께 지칭하는 표현이었습니다. 또한 다니엘에서도 기고만장해진 사탄에 의해 공격받는 별은 천사와 "강한 사람과 거룩한 백성"이었습니다.
다니엘 8:10
그것이 하늘 군대에 미칠 만큼 강해지더니, 그 군대와 별 가운데서 몇을 땅에 떨어뜨리고 짓밟았다.
다니엘 8:24
그는 힘이 점점 세어질 터인데, 그 힘은 제 힘이 아니다. 그가 놀라운 힘으로 파괴하고, 하는 일마다 형통하며, 강한 사람과 거룩한 백성을 파멸시킬 것이다.
그리고 용은 곧 출산할 여자의 앞에 서 있는 중이었는데, 그녀의 아이가 나오면 잡아 먹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사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는 모든 민족들을 철로 만든 지팡이로 곧 목양할 이입니다.
이 바다에서 올라온 괴물은 언약 공동체 앞에 서 있습니다. 이 불임 여성의 포로기가 끝나고, 마침내 아이를 낳을텐데, 그 아이는 곧 뱀의 머리를 박살낼 "여자의 후손"입니다. 이를 알고 있는 뱀은 그 싹부터 잘라내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메시아 예수가 태어날 때, 그 옛날 파라오의 손으로 히브리 사내 아이들을 죽였던 것처럼, 헤롯의 손으로 히브리 사내 아이를 무참히 도륙하지 않았습니까? 사탄의 살인은 그칠 줄 모르는데, 메시아 예수를 죽인 것도 모자라, 숨님 받아 새 창조의 것을 창조하는 그이의 제자들도 비참하게 죽였습니다. 용은 언약 공동체 근처를 배회하며 성실하게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습니다.
"사내 아들(직역을 하다보니 이렇게 되었습니다)"과 "철로 만든 지팡이"라는 표현은 시편 2편의 인유입니다.
시편 2:7~9
"나 이제 주님께서 내리신 칙령을 선포한다. 주님께서 나에게 이르시기를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너를 낳았다.
내게 청하여라. 뭇 나라를 유산으로 주겠다.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 너의 소유가 되게 하겠다.
네가 그들을 철퇴로 부수며, 질그릇 부수듯이 부술 것이다' 하셨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 구절은, 사실 아들에 대한 사랑이 아니라 심판에 대한 구절입니다. 마침내 하나님은 언약 공동체를 통해서 이 땅에 아들을 낳으셨고, 그 아들은 심판자로서 이 땅에 나타났습니다. 그이는 쇠지팡이로 질그릇을 부수듯, 온 땅의 주인으로서 악을 심판합니다. 이 쇠지팡이가 악에게는 두렵기 그지 없는 몽둥이가 되겠지만, 그이가 기르시는 양들에게는 자신들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것이 됩니다. 심판주 이미지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쇠 지팡이가, 목자 이미지와 만나 새로운 그림을 만들어 냅니다. 그리고 이 쇠 지팡이는 이미 튀아테리아 에클레시아의 천사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나왔고, 계시록 19장에서도 한 번 더 언급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는 하나님께로, 곧 그의 왕좌로 끌려 올라갔습니다.
용은 그 아이를 죽이려고 여자 앞에서 입을 벌리고 서 있었지만, 정작 아이를 죽이지 못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죽였으나 죽이지 못했습니다. 지금 요한이 보고 있는 환상은 메시아 이야기를 요약하고 있는데, 그 전개가 아주 빠릅니다. 십자가, 부활, 승천을 "아이는 하나님께로, 곧 그의 왕좌로 끌려올라갑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합니다. 즉 하나님께서 그 아이를 왕으로 인정해주셨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왕으로 인정해주심'의 맥락 안에 십자가도 있고 부활도 있고 승천도 있습니다. 십자가는 인정받는 왕의 전투 방식이요, 부활은 하나님의 인정이며, 승천은 마침내 그가 왕위에 등극하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11장에서 두 증인으로 표상된 에클레시아와 메시아가 죽음-부활-승천의 같은 운명을 맞게 될 것을 확인했습니다. 따라서 에클레시아의 결말 또한 하나님이 앉아 계시고, 메시아 예수께서 앉게 되신 그 자리에 우리도 앉게 되는 것입니다.
요한 계시록 3:21,22
이기는 이, 나는 그에게 나의 왕좌에 나와 함께 앉도록 할 것이다, 마치 나 역시 이겼기에 나의 아빠와 함께 그의 왕좌에 앉았듯이. 귀 가진 자는 숨님이 에클레시아들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들을지어다."
그리고 여자는 광야로 달아났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하나님에 의해 준비된 바로 그 장소를 가집니다, 이는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그녀를 1260일동안 먹이기 위함입니다.
앞에서 용이 여자가 낳은 아이를 잡아 먹으려는 장면은 출애굽을 오버랩시킵니다. 용은 여자를 핍박하고, 그 아이의 출산을 무슨 일이 있어도 막고자 합니다. 그러나 아이는 태어났고, 그 아이가 가져오는 심판과 출애굽을 사탄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 그 아이와 함께 언약 백성은 그 짐승의 진원지인 바다를 갈라 광야로 나아갑니다. 마찬가지로 여자의 다음 무대는 광야가 됩니다.
이 광야는 "하나님에 의해 준비된 장소"인데, 이곳에서 1260일, 곧 초림에서 재림에 이르는 기간을 지내게 될 것입니다. 같은 패턴이 엘리야에게도 적용됩니다(열왕기상 17~19장). 바알 숭배자 850명과의 전투 이후 엘리야가 간 곳은 광야였습니다. 이것은 두 차례나 광야로 이끌렸던 모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두 사람은 앞에서 에클레시아를 상징하는 두 증인의 모티프였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메시아도 숨님에 이끌려 광야로 가셨고, 이는 세례요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광야는 아이를 낳은 여인의 장소, 즉 새창조가 시작된 에클레시아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광야입니다.
구약에서 계속 공간적 의미로 이해되었던 광야가, 에클레시아에게는 시간적인 의미로 이해됩니다. 즉 광야는 '숨님을 받았으나 아직 부활하지 못한 끼어있는 시절'이 됩니다. 출애굽을 했기 때문에 그들은 숨님의 이끌림을 받고 있습니다(마치 구름기둥처럼)만, 아직 약속의 땅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그들은 방랑자들이고, 그들이 겪는 모든 차원이 황무지, 곧 광야가 됩니다. 게다가 시편 2편의 쇠 몽둥이를 휘두르는 사내의 정체는 '갓난아이'였음이 밝혀지고, 그 아이는 하늘에 올라 왕위에 올랐습니다. 이제 이 광야에 덩그러니 남은 것은 여인과 용뿐입니다. 마치 불뱀이 널려있는 땅 위에 신음하는 이스라엘처럼, 여자는 이제 큰 일 났습니다. 이상하게도 하나님께서 여자를 위해 준비하신 땅에 사탄과 함께 입니다.
이것은 예수께서 성령에 이끌이어 사탄에게 시험받으러 가셨던 사건과 오버랩되는데, 거기서부터 이 시절이 갖는 의미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이 1260일은 시험의 기간입니다. 하나님은 시험하지 않으시고, 그 시험의 주체는 사탄입니다. 하나님은 사탄에게 사람을 시험하도록 허용하셨습니다. 시험을 '페이라모스'라고 하는데, 출애굽한 이스라엘에게는 40년, 그리고 이스라엘로서 이 땅에 오신 예수는 40일의 페이라모스 사건을 보여주시며 자신이 이스라엘로서 오셨음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에클레시아는 마흔 두달에 달하는 거대한 페이라모스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시대는 현시대와 오는시대가 겹쳐있는, 마치 사탄이 욥을 시험하듯, 인간은 온갖 이해할 수 없는 무질서 속에서 그 신실함을 시험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사탄을 이렇게 내버려두시는 목적은, 그 시험이 하나님의 사람을 참되게 길러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해할 수 없는 불의와 죽음 속에서도, 한 분의 의미를 찾으며, 그 의미를 구현해내느라 어려움을 자처하는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2,3장에서 인자가 말씀하셨던 "이기는 이"들입니다. 에클레시아는 페이라모스를 관통합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이 페이라모스가 있을 동안 줄곧 깨어있을 것이 요구됩니다. 왜냐하면 페이라모스는 단순히 누가 시험에 통과하고 누가 그렇지 않느냐를 가려내는 목적만이 아니라(분명히 이러한 목적도 있습니다만), 역사의 지축이 움직이는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이 시험의 기간을 통해서 우주 전체에 무언가 거대한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이 그러한 페이라모스의 기간입니다. 1260일입니다. 이 시절이 지나면, 역사는, 우주 전체는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이러한 시절로 밀어넣으셨습니다. 불뱀과 전갈(앞에서 구덩이에서 올라온 메뚜기를 전갈에 비유했음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투성이인 이 광야로 말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이곳에서 우리가 버티게 하시고, 이 황량한 곳에서 먹이십니다.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신명기 8:15,16
주님께서는 넓고 황량한 광야 곧 불뱀과 전갈이 우글거리는 광야와 물이 없는 사막에서 당신들을 인도하여 주시고, 차돌 바위에서 샘물이 나게 하신 분이십니다. 광야에서는 당신들의 조상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당신들에게 먹이셨습니다. 이것이 다 당신들을 단련시키고 시험하셔서, 나중에 당신들이 잘 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을 다시 읽어봅시다.
요한계시록 12:1~6
그리고 큰 표적이 하늘에 보였습니다, 여자가 해를 두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달이 그녀의 두 발 아래,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는 열 두 별의 면류관이, 그리고 배에는 임신했고, 진통과 낳음의 괴로움으로 울부짖습니다. 그리고 다른 표적이 하늘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보십시오, 불 붙은 색깔의 큰 용이, 일곱 머리들과 열 뿔들을 가지고 그의 머리들에는 일곱 왕관들이, 그리고 그의 꼬리가 하늘의 별들의 1/3을 끌어오고 그것들을 땅으로 던졌습니다. 그리고 용은 곧 출산할 여자의 앞에 서 있는 중이었는데, 그녀의 아이가 나오면 잡아 먹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사내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는 모든 민족들을 철로 만든 지팡이로 곧 목양할 이입니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는 하나님께로, 곧 그의 왕좌로 끌려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여자는 광야로 달아났는데, 그곳에서 그녀는 하나님에 의해 준비된 바로 그 장소를 가집니다, 이는 그곳에서 (하나님께서) 그녀를 1260일동안 먹이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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