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우리를 어둠의 통치에서 건져내시고 우리를 그의 사랑하는 아들의 왕국로 옮겨주셨습니다.
이 사랑하는 아들 안에서 우리는 구속함, 즉 죄 씻김이 있습니다.
*어둠의 통치에서 건져내시고...옮겨주셨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애굽의 통치에서 건져내사 하나님이 주신 땅으로 옮긴 출애굽 사건입니다. 노예의 신분에서 왕국 백성이 되었습니다. 사실 그런데 왕국 백성이 되는 과정은 길고도 긴 시간을 필요로 했습니다. 몸이 옮겨갔다고 해서 마음의 습관과 생각과 행동의 관습이 스위치처럼 꺼지거나 켜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뿌리깊은 노예의 신분에서 하나님의 왕국 백성 답게 만드시는 고된 작업을 포기하신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어둠의 통치: 어둠은 무지이자 하나님의 부재입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곳에서는 왕이 없으므로 권력 있는 자, 힘이 센 자, 지식이 많은 자가 왕이 됩니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그들 스스로 자기에게 왕이 되었기 때문에 사실은 무지가 그들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무지가 그들을 다스리며, 그들 아래의 사람을 다스립니다. 이것은 탐욕과 교만으로 인해 착취와 억압, 폭력의 구조를 낳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에 대한 무지. 죄에서 비롯한 하나님을 거부한 인간들에게 하나님께서 그러하도록 내버려두신 혼돈의 상태입니다.
이 어둠의 통치는 완전한 죽음의 통치입니다. 사람들의 인격이 죽고, 관계가 죽고, 이해심이나 이타심이 죽어갑니다. 하나됨은 이미 깨어졌으니 하나였던 몸은 둘로 나뉘고, 개인의 믿음과 생각과 선에 대한 앎과 도덕이 갈갈이 찢겨져 갑니다. 아담과 하와를 죄로 유혹했던 사단이 활개를 치는 이 나라에서는 죄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죄의 종이 되어 이리 저리 끌려다닙니다. 아무도 스스로 선을 행할 수 없고, 타인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이미 타인의 악이 나를 찌르고 공격하는 세상에서 나 스스로 나를 보호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 자신 조차도 나를 구원할 수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아무도 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의 사랑하는 아들의 왕국: 그러면 참된 보호하심과 구원은 어디에 있을까요? 왕이신 예수께서 통치하는 왕국 안에 있습니다. 예수께서 어둠의 통치에서 우리를 출애굽시키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어둠이 혼돈한 곳에는 사람들이 죄를 사랑하여 빛을 피하여 도망하지만, 반대로 빛이 통치하는 곳에는 이 빛 가운데로 옮겨진 사람들이 훤히 드러난 곳에서 나의 죄를 씻김 받습니다. 밝히 빛나는 곳에서 드러나지 않는 죄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의 나라의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심 받았다면 그분 앞에 아무리 부끄러운 죄일 지라도 빛 가운데 나오기만 하면 그분께서 친히 씻겨주시는 것입니다.
*이 사랑하는 아들 안에서... 있습니다: 이 왕국에서는 왕과의 사귐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아버지를 알고 하나님께서 아들 예수를 알듯이, 우리도 빛의 나라에서 그 앎과 사귐으로 초대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죄 씻김이 있는 것입니다.
*죄 씻김 : 죄 씻김은 빚을 탕감받음, 또는 용서받음과 같은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던 장면이 떠올라 씻김이라고 써보았습니다. 단순히 빚이 없어지는 채무자의 모습이라기 보다(물론 그러한 비유도 성경에 등장하지만.) 직접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피흘리심으로 죄를 사해주심은 매일 우리의 발을 손수 닦아 깨끗게 해주시는 모습과 일맥 상통합니다.
이 씻겨주심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분의 사랑에 감복하여 믿음직한 자들이 되어갑니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아무리 반복되는 죄를 내가 그분께 가지고 나아간다 하더라도 이미 십자가에서 치루신 죄의 댓가로 말없이 계속해서 나의 부끄러움과 수치를 닦아주시기 때문입니다. 평생 나의 잘못과 실수를 용서하시며 닦아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런 분 앞에서 날마다 발 씻김을 받으며 나는 그분의 신실함과 선하심에 감복하여 그분께 신실한 자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죄 씻김은 단순히 일차원적인 서류상의 낙인이 아니라 인격적인 사랑의 공급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씻어주시는 자들은 날마다 부활의 생명을 공급받습니다. 따라서 이 앎(마음과 삶의 일치)의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인 영생을 소유하게 됩니다. 이 영생은 나를 친히 씻어주신 예수님의 인격의 빛이자, 아버지를 아는 아들의 모습을 통해 하나님을 뵙는 것입니다.
3. 제소리
오늘도 내일도 날마다 나의 발을 내놓아 죄 씻김 받으며 어린 나귀로 살아갈 수 있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