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7:13~20


  그래서 하나님 닮은 것이 나에게 죽음이 되었다는 말입니까? 일 없습니다. 다만 죄가 정말 비뚤어졌다는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하나님 닮은 것을 사용해서 나를 죽음의 영향 아래 두신 것입니다. 이는 죄를 (핑계를 댈수 없는) 더한 죄에 빠뜨리기 위함입니다.

    

  여기서 '나'는 토라 아래 있는 이스라엘이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토라가 죽음을 준 것이 아니라, 토라를 통해 아담성이라는 비뚤어짐이 드러난 것이고, 죽음은 토라에서부터 온 것이 아니라 비뚤어짐에서부터 온 것입니다. 선영이가 얘기했듯, 토라는 백설공주에 나오는 여왕의 거울같은 것입니다. 토라는 아담성에 의해 중심이 뒤틀린 인간의 참상을 보여줍니다.

  비뚤어짐이 인간성과 하나되어, 살몸 안에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모른채 서로를 판단하고 죽이면서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모두가 빗나간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토라가 주어졌고, 그 토라는 숨어있던 죄의 뿌리를 드러냈으니, 그것은 곧 '나'와 완전히 들러붙어 하나되어 있는 아담성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이스라엘에게 토라를 주신 두번째 이유가 오늘 본문에 언급됩니다. "나를 죽음에 영향 아래 가두어, 죄를 더한 죄에 빠뜨리기 위해서". 하나님이 죄와 죽음을 조장한 것처럼 들리는 이 본문의 비밀은, 로마서 8:3에 가서야 밝혀질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토라를 통해서, 먼저는 비뚤어짐을 드러내셨고, 이제는 그 뿌리부터 뽑아 없애버리실 작정을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율법이 하나님의 숨결에서 나온 것을 알지만, 나는 살몸에 속하여 비뚤어짐의 노예로 팔렸기 때문입니다. 즉 내가 나도 가늠할 수 없는 힘 아래 짓눌려,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미워하는 것을 행한단 말입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할때면, 나는 비로소 (내가 아니라) 토라가 선하다는 사실을 시인하게 됩니다. 


  14절은 토라를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앱니다. "토라는 하나님의 숨결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토라가 하나님의 숨결에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그것을 지킬 수 없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합니다. 앞서 로마서 1:18~32에서 인간의 비인간화가 창조주를 배제하는 그릇된 사고방식에서 기인한 것을 떠올린다면, 토라는 그 사고방식이 그릇되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기능을 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토라가 그 그릇됨을 드러내지만, 그 그릇됨을 올바르게 고치지는 못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그릇됨을 인식하지만, 그리고 토라를 통해서 그 인식이 더욱 뚜렷해지지만, 사람은 그 토라를 실천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비로소 (그릇된 인식은) 시인하게 됩니다. 토라는 하나님으로부터 왔기에 선하지만, 자기 자신은 그 선함과 동떨어진 존재라는 사실을!


  '원함'과 '행함'의 불일치. 이것이 토라를 통해 드러난 전지구적 문제의 본질입니다. 옳은 것을 원하면서도,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이 충격적인 상태가 아담성에 붙잡힌 인간의 모습입니다. 토라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죄로부터의 청정구역으로 만들고자 주신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토라를 지키려면 지키려할 수록, 이스라엘의 비뚤어짐은 더욱 드러납니다. 알면서도 할 수 없는 인간의 무능력이 수면 위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힘 아래 짓눌려 있는 것이 나였던 적이 없습니다. 내 속에 거주하고 있는 비뚤어짐만이 그러할 뿐입니다. 나는 깨달았습니다. 내 속에 즉 나의 살몸 안엔 하나님의 닮은 것이 살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기꺼이 하고자 하는 맘은 있으나 온전을 이루는 것은 없습니다. 나는 하나님 닮음을 원하면서도 정작 그렇게 실천은 않고, 도리어 원하지 않는 악만을 습관적으로 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내가 원하지 않는 그 일을 내가 한다면, 그 일을 이루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속에 살고 있는 비뚤어짐입니다.


  바울은 이러한 이스라엘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결론냅니다. 언약백성이라 말하는 이스라엘의 살몸에 살고 있는 것은, 하나님 닮음이 아니라 비뚤어짐입니다. 살몸에 아담성을 공유하고 있는 인간은, 다리가 없어 배로 흙을 기어다니는 뱀의 손과 발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래서 "악만을 습관적으로 행합니다." 


  마지막 문장은, '악은 내가 저지른 것이 아니라 비뚤어짐이 한 것이니 나에게는 책임이 없다'는 말이 아닙니다. 나에게는 분명 원하지 않더라도 그 일을 습관적으로 저질렀던 책임이 있습니다. 인류가 비뚤어짐의 노예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이스라엘을 통해 뚜렷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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