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탄의 면전 앞에서, 예수

 

  예수님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우리가 만들어낸 예수님 말고, 팔레스타인 땅을 실제로 걸으셨던 그 예수님은 자신을 누구라 생각하셨을까요? 우리는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예수님은 분명 자신을 '이스라엘'이라 생각하셨습니다. 실패의 이스라엘이 아닌, 타락을 해결하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는, 진정한 해결책 이스라엘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 생각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보게 될 사탄의 시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 성령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숨님의 이끄심을 따라 예수께서 처음 가신 곳은 광야였습니다. 하늘에서 바로 이 사람이 하나님꼐서 기뻐하시는 아들, 이스라엘이라는 선언이 들린 직후, 그 예수의 발걸음이 향한 곳이 광야였단 말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는 '사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숨님을 따라가는 길에 사탄이 마중나와 있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성경은 이 장면에서 우리에게 무언가 보여주고자 합니다. 일단 첫 번째 힌트는 '광야'입니다.

 

 이 광야에서 사탄이 예수님을 시험했습니다. 그 시험의 내용부터 살펴봅시다. 먼저는 돌을 빵으로 만들라는 시험이었습니다. 광야에서 40일 동안 금식하셨던 예수님은 무척이나 배가 고프셨습니다. 사탄은 이 때를 노리고 예수님에게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면, 저 돌을 빵으로 만들어 먹으면 될 것 아니냐고 시험했습니다. 그리고 만일 예수께서 돌을 빵으로 만든다면, 말씀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에 지쳐있던 많은 이스라엘의 민중들을 단숨에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사탄은 용의주도했습니다. 


  두번째 시험은 높은 성전 꼭대기에서 벌어졌습니다. 사탄은 예수께 거기서 뛰어내려보라고 말했습니다. 사탄은 역시나 이번에도 용의주도하게도 '하나님께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치지 않게하겠다'는 시편 말씀을 인용합니다. 만일 하나님이 정말 계시다면, 뛰어내리는 예수를 천사들이 받아주지 않겠냐는 것입니다. 게다가 만일 성전에서 뛰어내렸을 때 정말 천사가 받아주었다면, 가뜩이나 기적을 좋아하는 유대 지도자들은 예수를 떠받들며 열성적인 지지자들이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은 유명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사탄의 시험에 빠지지 않으십니다. 이래도 저래도 예수님이 안넘어오자 이제 사탄이 자신의 패를 다 보여줍니다. 사탄은 마지막으로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려가서 땅구슬의 모든 화려함을 보여준 후, 자신에게 한 번만 절하면 이 세상의 모든 화려함을 다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고서 얻는 민중들의 인기도 싫어? 기적을 보여주고서 얻는 귀족들의 지지도 싫어? 그럼 아예 이 화려한 세상 전부를 줄게. 나에게 한 번만 절해!'

 

1. 광야에서, 이스라엘

 

1) 말씀 아래 만나

  이스라엘 사람들이 광야에서 떠돌이로 살 때를 생각해봅시다. 그들은 농사를 지을 수도 없었고, 지금처럼 음식이 배달올 수도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굶어죽지 않았던 것은, 하나님꼐서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주셨기 때문입니다. 만나는 빵가루같은 것인데, 매일 아침만 되면 눈처럼 땅 위에 소복히 내려 앉았습니다. 이것을 부쳐먹기도 하고, 쪄먹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이스라엘 주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만나를 그 날 먹을 양보다 많이 가져가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기도문의 '일용할 양식'이 바로 이 의미입니다.) 그보다 많이 가져간 만나는 죄다 썩어 악취를 냈습니다. 이렇게 하신 것은, 말씀이 먹고 사는 것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말은 먹고 사는 문제는 별로 안중요하다는 말이 아닙니다. 먹고 사는 문제는 말씀 아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질서 안에서 먹고 살 수 있습니다. 무조건 많이 가지려고 하고, 무조건 쌓아둔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만나를 더 가지고 싶어서 여기 저기 집에다 쌓아두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보다 말씀을 덜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의 만나는 죄다 썩어서 냄새만 났습니다. 이렇듯 만일 말씀이 먹고 사는 문제 아래로 떨어지면, 말씀은 말씀이 아니라 그저 밥 벌이가 됩니다. 밥 벌이도 못됩니다.

 

2)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과 분열

  '맛사'라는 지역은 광야에 있는 지역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목이 마르다며 하나님과 모세를 원망했습니다. 하나님은 맛사에 있는 한 바위를 가리켜 물이 나오라고 외치면 물이 나올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바위에서 물이 나오면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고, 물이 안나오면 그렇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며, 하나님을 시험하려고 했습니다. 심지어 그런 사람들을 답답해했던 모세도, 하나님의 방법대로 하지 않고 '먹어라, 먹어. 됐냐?'심정으로 바위를 지팡이로 내려쳤습니다. 그러자 물은 나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시험하려는 일은 곧 공동체의 분열로 이어졌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가진 지식이나 환경들을 가지고 계신지, 안계신지 검증받으셔야 할 분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이 계시다는 사실로부터 우리가 가진 지식이나 환경들이 평가됩니다. 그는 존재의 토대이시지, 우리가 판단해야 할 평가대상이 아니십니다. 하나님을 시험하려는 사람들과, 자기 방법대로 증명하려는 지도자는 모두 가나안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훌륭한 모세조차도 이 일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3) 세상 영광과 악에 절하기

  광야에서 가장 끔찍한 시험은 하나님으로부터 토라를 받는 그 영광스러운 날에 벌어졌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하나님의 토라를 받고 산에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산 아래서 벌어진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람들이 금붙이를 녹여 금송아지를 만들고, 그것을 우리를 출애굽하게 하신 하나님이라며 그 앞에 절하고 있었습니다. '소'는 풍요를 가져다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이스라엘이 바랬던 것은 화려함이었습니다. 하나님꼐서 자신들에게 금처럼 반짝반짝한 풍요로움을 가져다줄 것으로 하나님을 오해하니, 사람보다도 못한 그 금붙이 앞에 절하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2. 요단 앞에서, 모세

 

  아까도 말했듯이 모세는 가나안 땅에 못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런 모세가 요단을 건너기 전에 사람들을 모아놓고 마지막 고별 설교를 했습니다.(이 설교 이후 모세는 느보산으로 올라갈 것입니다.) 그 내용이 신명기 6~8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신명기 8:3

여호와께서 여러분을 낮추시고, 굶기셨다가 만나를 먹여 주셨소. 만나는 여러분이나 여러분의 조상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오. 여호와께서 그렇게 하신 까닭은 사람이 먹는 것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께서 말씀하시는 모든 말씀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가르쳐 주시기 위함이오.

 

  모세가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 강조해서 이 사실을 말하는 것은,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은 커녕 만나 먹고 사는 일 밖에 몰랐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그 점이 걱정돼서 하는 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먹는 것보다 하나님 말씀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덜'이 사탄의 시험이었습니다. 모세는 또 이렇게도 말합니다.

 

신명기 6:16

여러분은 맛사에서처럼 여러분의 하나님 여호와를 시험하지 마시오.

 

  모세는 자신의 마지막 설교에서도 맛사에서 벌어진 그 사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

 

신명기 6:13

여러분의 하나님 여호와를 존경하고 오직 여호와만을 섬기시오. 맹세할 때에는 여호와의 이름으로만 맹세하시오.

 

  그리고 출애굽의 하나님은 풍요로움을 약속하는 금송아지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에게 자신의 이름을 나타내신 바로 그 하나님이심을 분명히 했습니다.

 

3. 모세의 말대로 시험을 이기는 이스라엘, 예수

 

  다시 사탄에게 시험을 받으시는 예수에게로 돌아옵시다. 이스라엘이신 예수는 광야에서 악을 마주하셨고, 이것은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사람들과도 꼭 같은 일이었습니다. 만나와 말씀을 놓고 견주었던 그들과 같이, 사탄은 예수께 돌을 떡으로 만들어보라고 유혹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아나라, 사탄의 말을 듣고서 굶주림을 채워보라고, 그 일이 지금 가장 중요하지 않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 예수께서 떠올리신 것은 바로 모세의 고별 설교였습니다. 

 

마태복음 4:4

예수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성경에 ‘사람이 빵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 별표가 있습니다. 우리가 배운대로 해봅시다. 먼저 저 구절이 어느 성경을 인용한 것인지 맨 아래에서 찾아봅시다. '신 8:3'이라 쓰여있습니다. '신'은 '신명기'입니다. 가나안 땅 들어가기 직전, 여호수아와 마가가 '시작'이라 기록한 바로 그 지점에 예수는 계십니다. 그리고 모세가 설교한 내용을 기억하시고, 그 내용대로 대답하시고 시험을 이겨내십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보다 먹고 사는 문제를 더 중요하게 여겨서 그 시험에 실패했지만, 예수는 모세의 입에서 나온 말씀대로 하십니다. 시험에서 이기십니다.

 

  성전 꼭대기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4:7

예수님께서 마귀에게 대답하셨습니다.

“성경에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하지 마라’ 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에도 별표가 있으니, 어디에서 인용된 말씀인지 찾아봅시다. 역시 신명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 또 모세의 설교를 인용하십니다. 모세는 맛사에서 일어났던 일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탄은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서 떨어졌을 때 받아주는 천사가 나타나면 하나님이 있는 것이고, 없으면 아닌 것이라고 할 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고, 높은 사람들의 대장이 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러한 사탄의 꼬임에 넘어가지 않으셨습니다. 왜냐하면 맛사에서 모세가 자신의 방법으로 하나님을 증명하려고 했다가 실패했던 일을 기억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사탄은 예수를 매우 높은 산으로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영광을 보여주며 말했습니다. "네가 나에게 엎드려서 절을 하면, 이 모든 것을 네게 주겠다." 예수의 대답은 이러하셨습니다.

 

마태복음 4:10

그때에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물러가라. 성경에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였다."*

 

  이 말씀도 신명기, 모세의 설교를 인용하신 말씀입니다. 금송아지에게 절해선 안된다고 말하는 120살 먹은 이스라엘 지도자의 말을 기억하여, 예수는 사탄에게 절하지 않으십니다.

 

  광야에서 실패한 이스라엘, 모세의 설교, 이스라엘로 오신 예수, 사탄의 시험. 이 이야기들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습니까?  광야에서의 이스라엘은 줄곧 사탄에게 패배했으나, 마침내 사탄을 이기시는 완전한 이스라엘이 이 땅에 오셨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이스라엘이 하지 못했던 바로 그 약속이 마침내 이뤄질 것입니다. 바로 타락의 문제, 타락한 인간과 망가진 세계의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우리는 이 온전한 이스라엘을 통해 아브라함 언약이 마침내 이뤄질 때가 되었음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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