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4:44~52
예수를 파는 자가 이미 그들과 군호를 짜 가로되
내가 입맞추는 자가 그이니 그를 잡아 단단히 끌어가라 하였는지라
이에 와서 곧 예수께 나아와 랍비여 하고 입을 맞추니
저희가 예수께 손을 대어 잡거늘
곁에 섰는 자 중에 한 사람이 검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리니라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강도를 잡는 것 같이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를 잡으러 나왔느냐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어서 가르쳤으되
너희가 나를 잡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이루려 함이니라 하시더라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오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
0.
-군호, 첩자, 칼과 몽둥이
그 날 밤은 어떠했습니까? 예수께서 기도를 마치셨을 때, 멀리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들이 몽둥이와 칼을 손에 들고서 예수를 잡으로 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니,
예수를 파는 자가 이미 그들과 군호를 짜 가로되
내가 입맞추는 자가 그이니 그를 잡아 단단히 끌어가라 하였는지라
이에 와서 곧 예수께 나아와 랍비여 하고 입을 맞추니
저희가 예수께 손을 대어 잡거늘
예수를 파는 자, 가룟유다입니다. 이 사람이 이미 예수를 잡으러 오는 종교 지도자들과 군인들과 '군호'를 짰다고 쓰여있습니다. 군호는 '군사신호'입니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누가 예수인줄 몰라보아 그를 놓칠지도 모르니, 내가 입맞추는 사람이 예수인 줄 알고 그를 붙잡으라는 속내인 것입니다.
입맞춤은 존경과 용서한다는 의미의 몸짓입니다. 그러나 이 배신자는 끝까지 배신자입니다. 예수를 팔아재낀 것도 모자라, 그 예수께 하는 짓 또한 야비합니다. 예수께 존경을 표하는 입맞춤으로 다가갑니다. 예수는 그에게 입맞춤 해주십니다. 그러나 그 입맞춤은 존경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을 죽이겠다는 살인 의지였습니다. 그 입맞춤을 보고서 군병들이 예수께 손을 대어 붙잡습니다.
이 장면을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손에는 칼과 몽둥이가 쥐어져 있습니다. 서로 신호를 미리 정해놓고, 죽일 표적을 정합니다. 예수의 제자들 중에 첩자를 대동하고 나타나 예수를 붙잡으려고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맡았다는 유대 지도자들의 방법입니다. 속이고, 음모를 짜고, 여차 하면 때리고 찌르려고 하는 것이 이 시대의 지도자들의 방법이라는 말입니다. 사탄이 그토록 손잡으라고 말했던, 성전을 출입하던 지도자들의 정체가 이러합니다. 그들의 인격에는 하나님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속이고, 음모를 짜고, 폭력을 쓰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 분의 방법은 이렇지 않습니다. 마음에 하나님이 없는 자들이나 속입니다. 누군가를 빠뜨릴 함정을 파둡니다. 힘을 써서 누군가를 굴복시키려고 합니다.
2. 그 날 밤의 강도들
곁에 섰는 자 중에 한 사람이 검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리니라
그런데 이러한 일이 벌어집니다. 예수의 옆에 있었던 제자들 중 한 명이 갑자기 칼을 꺼내어 휘두른 것입니다. 이 일 때문에 대제사장의 종의 귀가 잘렸습니다. 이 사람이 베드로입니다. 베드로의 마음은 이해가 됩니다. '우리 예수님의 몸에 손대지 말아. 이것들아!'의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는 이것을 원치 않습니다. 오히려 그가 잘라놓은 그 귀를 다시 붙여주십니다.
이런 가정을 해봅니다. 만약 베드로가 겟세마네에서 하나님의 맘을 구하고 기도했다면, 예수의 생각을 절반이라도 이해했다면, 이렇게 행동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칼을 휘두르는 것은 지도자들의 방법입니다. 그토록 예수를 시험했던 사탄의 방법입니다. 베드로는 지금 잠들어 있습니다. 아직도 자기 생존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 자기가 살기 위해서는 남을 죽여도 된다는, 그 거짓된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했습니다. 그의 심장은 두근거리고, 칼을 쥐고 있는 손은 떨렸을 것입니다. 등에는 식은땀이 흘렀을 것입니다. 폭력에 맞서는 또다른 폭력. 이것은 방법이 아닙니다. 악몽입니다.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잠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가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무리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강도를 잡는 것 같이 검과 몽치를 가지고 나를 잡으러 나왔느냐
내가 날마다 너희와 함께 성전에 있어서 가르쳤으되
너희가 나를 잡지 아니하였도다 그러나 이는 성경을 이루려 함이니라 하시더라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너희가 나를 강도라 생각하느냐?" 강도는 혁명가 입니다. 정권을 뒤집을 생각을 하는 사람이 강도입니다. 이 일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을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유대 지도자들은 날마다 예수께서 성전에서 가르치셨음에도, 예수를 체포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예수를 그러한 혁명가라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모아서 자신들을 위협하고, 자신들에게 폭력을 행사할 사람이라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밤에, 예수를 잡으러 오히려 자신들이 강도와 같은 모습으로 예수를 찾아왔습니다. 손에 칼과 몽둥이를 들고, 첩자를 대동해서 말입니다. 누가 강도 입니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며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은 자가 강도입니다. 권력자들과 친하게 지내며 높은 자리를 탐하는 자가 강도입니다. 어떠한 방식이든간에, 다른 사람의 인격을 깔아 뭉개는 폭력을 인정하는 자가 강도입니다. 그러나 예수는 강도가 아닙니다. 이 밤에, 칼을 휘두른 제자와 유대 지도자들 무리가 강도입니다.
3. 그 날 밤의 도망자들, 그 속의 나
방금 전 까지만해도, 함께 기도하기 위해 산에 오르던 제자들은 모두가 앞을 다투어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예수가 싸울 의지가 없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생각한 예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메시아라길래, 강력한 힘으로, 사람들의 인기를 얻어, 이스라엘의 왕이 될 줄 알았던니, 믿는 도끼에 발등찍혔다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예수의 주위에 모두가 도망가, 그만 홀로 쓸쓸히 체포 당합니다.
그리고 마가복음은 도망가던 제자들 중에, 다른 복음서에는 기록되지 않은 한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청년이 벗은 몸에 베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오다가 무리에게 잡히매
베 홑이불을 버리고 벗은 몸으로 도망하니라
벗는 몸에 옷 하나만 걸치고 예수를 따라오던 청년이 있었는데, 군병들이 자신을 붙잡으니까, 그 겉에 두르고 있던 옷을 버려두고, 더불어 예수도 함께 버려두고, 알몸으로 도망했던 한 청년입니다. 교회의 역사 속에서 이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이 사람이 마가입니다. 마가복음을 저술한 이 일의 목격자 자신입니다. 그는 이 구절에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예수를 홑이불과 함께 버려두고, 부끄럽게도 알몸으로 도망쳤던 그 사람이 바로 나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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