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운 여름을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정신없는 여름을 보내고 있어요. 게다가 오늘은 어린이 캠프가 있는 날입니다. 사랑의 일이 아니라 그냥 일이 되는 것 같아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사랑을 배우러 예수님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거북이 같은 연재에 심심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은 "2. 세례요한으로 시작되는 이야기"가 마무리 됩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시험' 이야기에요.
2. 세례요한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1:5~4:13
(1) 세례요한이 태어났다(1:5~80)
(2) 예수님도 태어났다(2:1~52)
(3) 세례요한의 사명(3:1~20)
(4) 예수님의 사명(3:21~4:13)
누가복음 4:1,2a
예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요단 강에서 돌아오사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성령에게 이끌리시며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시더라
우리 지난 시간에 했던 이야기와 오늘 이야기를 연결시켜봅시다. 마치 드라마 연속극 처럼요. 예수님은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그 세례는 실패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참 이스라엘의 위임식이었습니다. 마치 구약 제사에서 제물에게 안수하듯 죄 없는 예수님이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질 제물로서 죄인처럼 세례를 받으셨어요. 그리고 이제 예루살렘에 있는 번제단으로 직접 올라가실 거에요. 마치 자기가 죽을 나무를 등에 지고 모리아산을 오르는 이삭처럼 말입니다(창세기 22:6).
아, 이런 얘기는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지만, 세례 장면과 꼭 결부시켜야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다윗이야기에요. 사무엘이 다윗에게 기름부었듯, 하나님은 예수님에게 성령을 부어 그를 왕으로 임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이후 다윗이 왕으로 임명 받은 뒤에 도망자 생활을 했듯, 예수님도 왕으로 임명받았지만 도망자 생활을 하실 거에요. 세례 사건에 대해서 이 점을 기억해주세요. 세례받으신 예수님은 다윗처럼 왕으로 임명은 되었지만 아직 즉위하시진 않은 상태.
왕으로 임명받으신 예수님은 성령님의 에스코트를 받아 첫 일정을 소화하십니다. 바로 사탄의 시험이었습니다. 이상하죠? 아마도 초장부터 이 시험을 통과하지 않고는 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나님께 임명받은 왕의 직무라거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1. 배불림으로 지지를 얻는 왕 아님
누가복음 4:b~4
이 모든 날에 아무 것도 잡수시지 아니하시니
날 수가 다하매 주리신지라. 마귀가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이 돌들에게 명하여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기록하기를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였느니라.
예수님은 자진해서 배고프셨어요. 왜냐하면 당시 이스라엘에 배고픈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빵과 물고기만 배불리 먹여주는 사람만 있다면, 그 사람을 왕으로 추대할 정도였습니다. 하기사 오늘날도 다르지 않지요. 경제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명분으로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니까요. 예수님은 배고픔에 동참하셨지만, 빵만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는 왕이 되려고 하지 않으셨어요.
"기록하기를" 이란 표현으로 보아, 예수님은 후에 제자들에게 이 사탄과의 대면을 즐겁게 이야기해주시고, 제자들이 열심히 받아적은듯 합니다. 그 내용이 누가에게도 전달되었고 누가복음에 들어가게 되었을 거에요. 다만 저 예수님의 답변이 마태복음의 그것보다는 단촐합니다.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라는 내용이 누가복음에는 빠져있습니다. 즉 누가가 이해한 예수님 답변의 핵심은 "말씀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떡으로 살지 않는다"에 찍혀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이 임명하신 왕은 사람들을 배불리는 것을 통해 왕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점을 요한복음 6장의 이야기가 잘 보여주지요.(오병이어 이후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꼭 읽어보세요)
2. 사탄에게 권세와 영광을 받아 되는 왕 아님
누가복음 4:5~8
마귀가 또 예수를 이끌고 올라가서 순식간에 천하 만국을 보이며 가로되
"이 모든 권세와 그 영광을 내가 네게 주리라
이것은 내게 넘겨 준 것이므로 나의 원하는 자에게 주노라
그러므로 네가 만일 내게 절하면 다 네 것이 되리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기록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께 경배하고 다만 그를 섬기라 하였느니라"
두 번째 사탄의 시험은 더 노골적이 되었습니다. 사탄은 하나님께 임명받은 왕이 사탄에게 절하는 왕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니가 왕이 아니라 하나님이 왕이잖아' 라고 응수하셨습니다. 진정한 왕이 모든 권세와 영광을 얻는 것은 다니엘 7장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 이야기에서 그 권세와 영광을 주는 것은 사탄이 아니라 하나님이었습니다.
자신의 권세와 영광을 받는 것이 왕의 목적이라면, 백성들을 잘 돌볼 필요도 없겠지요.
예수님이 하나님께 왕으로 임명을 받자, 마치 그 왕을 고깝게 생각하는 사울의 모양으로, 사탄은 예수가 정말 왕인지 아닌지 계속 간을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서 후대 사람들인 우리는 '진정한 왕은 어떤 왕인지'를 알 수 있게 되었네요. 예수님의 목적이 여기에 있던 것이 아닐까요? "기록하기를".
3. 기적으로 유대 지도자들에게 인정받는 왕 아님
누가복음 4:9~12
또 이끌고 예루살렘으로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여기서 뛰어 내리라. 기록하였으되,
'하나님이 너를 위하여 그 사자들을 명하사
너를 지키게 하시리라'
하였고 또한
'저희가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네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
하였느니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말씀하기를
"주 너의 하나님을 시험치 말라 하였느니라"
기록이 중요하지요. 그런데 그 기록의 바른 해석은 그 기록을 남기는 일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기록을 기껏 남겼더니 잘못 해석한다면, 그 기록의 가치를 무색하게 만드는 일이 되니까요. 사탄은 시편 91편의 기록을 인용하여 예수님을 시험합니다. 시편 91편은 '하나님께서 환란 속에서도 지켜주신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면, 이 환란 속에서 하나님이 건져주실 것이라는 것이지요. 그럼 가뜩이나 기적을 좋아하는 유대인들이 예수를 당연히 인정해줄 것이고, 그 인정은 성전을 출입하는 유대 지도자들의 인정이니 예수님의 사역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것이지요. 즉 유대인들의 사고방식에 부합하는 왕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건져주시는 환란은 하나님을 시험하고자 스스로 벌이는 환란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사탄의 제안을 거절하시고 신명기 6장을 인용하며 답하십니다. 신명기 6장 내용은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맛사라는 지역에서 하나님이 계신지, 그렇지 않은지 하나님을 시험 했던 이야기입니다(출애굽기 17:7). 예수님은 이 이야기를 가져오시며, '기적'으로 사실 유무를 평가하려는 이 사탄적인 사고방식을 거절하십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유대인들이 빠져있던 것이기도 했어요(마태복음 16:1).
이로써 우리는 하나님께서 임명하신 왕이 어떤 왕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1. 배불림으로 지지를 얻는 왕 아님
2. 사탄에게 권세와 영광을 받아 되는 왕 아님
3. 기적으로 유대 지도자들에게 인정받는 왕 아님
사탄의 시험에 대해서 아니고 아니고 아니라 하셨기 때문에 이것저것 해본 사탄은 더 이상 예수를 설득하지 못하고 떠났습니다.
누가복음 4:13
마귀가 모든 시험을 다 한 후에 얼마 동안 떠나니라
경제 대통령도 아니고, 권세와 영광을 취하는 것이 그 왕의 궁극적인 목적도 아니며, 당대 사람들의 일반적인 사고방식에 부합하는 왕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오답을 먼저 확인한 거에요.
그럼 한 가지 질문만 남습니다. 하나님이 임명하신 왕은 대체 어떤 왕인가? 이 누가의 이야기 속에서 아직 정답은 드러나지 않았어요(이제 고작 4장까지 왔으니까요). 그럼 그 왕은 어떤 분이며, 그 왕이 이 땅에 가져올 통치는 어떤 통치일까요? 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누가복음 면면에 드러날 거에요. 그럼 오늘도 그 왕의 통치 안에서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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