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네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2장을 마저 볼게요. 다시 한번 목차부터:)
2. 세례요한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1:5~4:13
(1) 세례요한이 태어났다(1:5~80)
(2) 예수님도 태어났다(2:1~52)
(3) 세례요한의 사명(3:1~20)
(4) 예수님의 사명(3:21~4:13)
이야기꾼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드라마를 보고 그 드라마 내용을 설명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서 그 이야기를 공감하고 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이야기'입니다. 그럼 오늘 누가복음 2장에서는 누구에게 공감해볼까요?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의 마음을 헤아려볼까요? 좋아요. 마리아의 입장에서 누가복음 2장 이야기를 따라가 봅시다.
1. 아기의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
예수님은 여느 유대인처럼 자라셨습니다. 난지 8일째에 할례를 받으셨고, 이름은 천사가 불러준 대로 예수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예수'는 희랍어인데요. 히브리어로는 '여호수아'입니다. '하나님이 구원하신다'는 뜻이에요. 약속의 땅으로 전진하는 용사의 이름이기도 하지요.
천사가 가르쳐준 이름으로 아기를 부르는 젊은 새댁을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예수님은 여느 유대인 아기처럼 부모가 예루살렘으로 안고 가서 성전에서 유대인으로의 출생을 감사하는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누가는 예루살렘 얘기를 하다가 시므온이 생각났나 봅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위로(이사야 40:1 이하)"를 기다리는, 성령이 함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미 예수님 전에도 성령과 교제하는 사람이 있었지요. 성령님은 시므온이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엔 죽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지요. 그리고 아기 예수를 만났습니다.
2. 아기의 고난을 미리 듣는 어머니
그리고 또 노래가 등장합니다. 벌써 세 번째네요. 누가복음 서두에는 노래로 가득합니다. 그럼 이번엔 시므온의 노래를 들어봅시다. 노래니까 '절'은 불필요하겠지요?
누가복음 2:29~32
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도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
시므온은 찬양도 모자라 예수님의 부모를 축복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아주 좋아요. 그런데 이 성령의 사람 시므온은 엄마 마리아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아기는 이스라엘 가운데서 많은 이들의 승패를 위해,
비방을 받는 표적으로 세워졌어요.
여러 사람이 속에 생각하는 것들이 드러날 텐데,
이때 엄마 마음이 칼로 찔리듯 아플 거예요..."
우리 어머니들은 이런 말을 듣는다면 어떻게 반응하시겠어요? 아마도 이렇게 자세히 쓸 수 있는 것을 보니, 누가는 마리아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당시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겠지만, 누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마리아는 이제 저 말을 분명히 이해하고 있었을 거예요.
3. 메시아로 소문 나는 아기의 어머니
누가는 이번에는 안나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안나 할머니는 7년 부부생활 이후, 84년을 과부로 살았어요. 84년이요! 결혼을 일찍 했더라도 엄청 할머니일 거예요. 그런데 이 할머니가 이 아기 예수가 예루살렘을 구원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누가가 증언합니다. 예루살렘을 구원하는 자를 히브리어로는 "메시아", 희랍어로는 "그리스도"라고 부르지요. 안나 할머니는 아주 유명한 할머니였나 봐요. 이렇게 누가복음에도 실릴 정도이니 말입니다. 자기 아들이 그리스도라고 예루살렘에 소문이 났을 때, 엄마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의기양양 아들이 자랑스러웠을까요? 시므온은 아기가 비방받을 것이라고 하고, 안나는 아기가 그리스도라고 하니, 아마도 엄마 마리아는 혼란스럽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다시 아기 예수는 부모의 품에 안겨 나사렛으로 돌아왔습니다.
4. 사라졌다가 사흘 만에 나타난 아들의 어머니
그런데 누가는 나사렛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고, 다시 예루살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것도 12년을 건너뛰어 소년 예수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런데 예루살렘으로 들어간 소년 예수는 부모 시야에서 사라져 버립니다. 아기를 잃어버린 엄마의 마음은 물어볼 것도 없지요? 당황스럽고 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나사렛에서 예루살렘까지의 긴 길을 여기저기 뛰어다녔을 마리아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그렇게 동분서주하고 있는 와중에 3일이 흘렀어요. 마리아는 피가 마르는 심정이었을 거예요.
그러다가 바로 그 예루살렘에서, 예수님이 아기였을 때 시므온과 안나를 만났던 바로 그 도시에서 예수를 발견합니다. 3일 만에 말이에요. 뭔가 여러분 이상한 느낌이 드시지요? 누가는 누가복음 전체를 수미상관으로 썼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 들어간 예수를 잃어버렸다가 3일만에 되찾는 이야기가 누가복음 앞에도 나오고, 누가복음 맨 뒤에도 나오지요. 여러분 어떤 사건인지 다 아시지요? 잃어버렸던 아들이 3일만에 돌아오는 이야기. 그래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이야기.
아이를 발견한 안도감과, 그간 맘고생한 것에 대한 속상함을 가지고 부모가 소년 예수를 훈계하려고 할 때였습니다.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누가복음 2:49
예수께서 가라사대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하시니
아버지 집에 있는 그 아이를 찾을 필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사흘간 사라졌던 것은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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