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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약에 '아담'이 나오는 구절들
누가복음 3:48
그 위는 에노스요 그 위는 셋이요 그 위는 아담이요 그 위는 하나님이시니라
누가복음의 족보는, 하나님 다음으로 아담을 언급한다. 아담이 첫 사람이 아니라면, 하나님 다음으로 아담 아닌 다른 사람이 있단 말인가?
로마서 5:14
그러나 아담으로부터 모세까지 아담의 범죄와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까지도 사망이 왕 노릇 하였나니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이라
아담은 오실 자의 모형으로서 인류의 대표격이다. '아담과 같은 죄를 짓지 아니한 자들마저도' 아담이 대표한다.
고린도전서 15:22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은 것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삶을 얻으리라
아담 안에서 모든 사람이 죽었다. 아담은 역시나 인류 전체를 자신 안에서 대표한다.
고린도전서 15:45
기록된 바 첫 사람 아담은 생령이 되었다 함과 같이 마지막 아담은 살려 주는 영이 되었나니
아담은 자연적인 산 인간이 되었다. 마지막 아담인 예수는 성령적인 살려주는 인간이 되었다. 문제는 저 "첫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가 되겠다. 아담은 정말 첫 사람인가? 아담이 인류를 대표한다는 점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저 첫 이라는 말도 그저 대표격인가? 연대기적인 처음을 의미하지는 않는가?
디모데전서 2:13, 14
이는 아담이 먼저 지음을 받고 하와가 그 후며, 아담이 속은 것이 아니고 여자가 속아 죄에 빠졌음이라
아담은 하와보다 먼저 창조되었다. 이 구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유다서 1:14, 15
아담의 칠대 손 에녹이 이 사람들에 대하여도 예언하여 이르되 보라 주께서 그 수만의 거룩한 자와 함께 임하셨나니, 이는 뭇사람을 심판하사 모든 경건치 않은 자의 경건치 않게 행한 모든 경건치 않은 일과 또 경건치 않은 죄인의 주께 거스려 한 모든 강퍅한 말을 인하여 저희를 정죄하려 하심이라 하였느니라
유다는 유대전통에 있는 에녹의 말을 인용한다. 아담의 칠 대손. 그런데 아담 이후 7대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들을 심판하기 위해 임하는 거룩한 자'는 수만명이었다. 즉 에녹 시대 당시, 거룩한 삶을 통해 심판을 경고했던 이들이 수만이었단 말이다. 7대만에 그렇게 사람이 많아지는 것이 가능한가? 유다는 말한다. "주께서 그 수만의 거룩한 자와 함께 오셨다"고.
성경 안의 내용을 선별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모든 아담에 관련된 구절을 조화시킨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아담은 연대기적으로 첫 사람이다.
-아담은 대표자다.
-그의 범죄는 모든 사람의 죽음을 가져왔다.
-아담은 실제 사람이다.
-아담에서 에녹까지 인구는 적어도 만 단위로, 폭발적인 증가가 있었다.
2. 아담은 '자연적 인간'
신천지는 아담이 첫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고린도전서 15:45를 아무 의미없는 구절로 만들어버린다. "첫 사람 아담은 생령이 되었다"에서 '생령'을 '말씀'이라 우기고 있다. 생령은 '프쉬케(ψυχη)'로서, 이 말의 의미는 '호흡'이다. 즉, 생령이 되었다는 말은 호흡적인 존재, 다시 말해 '살게 되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고린도전서의 더 넓은 문맥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고린도전서 15:45~47, 새번역
성경에 "첫 사람 아담은 산 영이 되었다"고 기록한 바와 같이,
마지막 아담은 생명을 주시는 영이 되셨습니다.
그러나 신령한 것이 먼저가 아닙니다.
자연적인 것이 먼저요, 그 다음이 신령한 것입니다.
첫 사람은 땅에서 났으므로 흙으로 되어 있지만,
둘째 사람은 하늘에서 났습니다.
이 구절 안에서 대응되는 것을 모아서,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 수 있다.
첫 사람 아담 |
마지막 아담, 예수 |
산 영(개역성경 "생령") |
생명을 주시는 영 |
자연적인 것 |
신령한 것 |
흙으로 된 것 |
하늘에서 난 것 |
생각해보라. '산 영'이 정말 '말씀'인가? 하나님의 말씀은 왼쪽에 놓여야할까, 오른쪽에 놓여야할까? 내가 놀란 것은, 스가랴 12:1이다. 고린도전서 15:45를 논하며 스가랴 12:1을 인용하는 유명한 기독교 신학자가 있다. 창세기와 고대 근동 신화들을 연구하는 존. H. 월튼이란 사람이다. 심령이 나오는 무수한 구절 중에 스가랴 12:1을 써먹는다는 것은, 신천지 수뇌부에서는 존. H. 월튼도 연구해서 이단적 사상을 위해 써먹는단 말인가? 설마.
스가랴 12:1
이스라엘에 관한 여호와의 말씀의 경고라 여호와 곧 하늘을 펴시며 땅의 터를 세우시며 사람 안에 '심령'을 지으신 자가 가라사대
사람 안에 심령을 지으셨다는 것은, 아담을 호흡하게 하셨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즉 '인간의 탄생'인 것이다. 그러나 이 사람이 성령을 받은 사람은 아니다. 자연적인 사람이다. 그러나 존 월튼은 이렇게 주장한다. 스가랴 12:1은 하나님께서 왕을 세우시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고.
3. 왕같은 제사장으로서 아담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존. H. 월튼은 창세기와 고대 근동의 신화들을 연구한다.
창세기 2:15
여호와 하나님이 그 사람을 이끌어 에덴 동산에 두사 그것을 다스리며(아바드) 지키게(샤마르) 하시고
그는 위의 구절에서 '이끌어'에 주목한다. 즉 아담 외에도 인류가 많았는데, 하나님은 아담을 에덴 동산으로 '이끄셨고', 그에게 직무를 맡기셨다. 그 직무는 에덴을 '다스리며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그는 이 '다스리다'와 '지키다'가 동시에 나오는 구절 속에서 아담의 직무를 발견한다. 바로 민수기 3:8,9이다.
민수기 3:8, 새번역
그들은 성막에서 봉사하는 사람들로서,
회막 안에 있는 모든 기구를 보살피고(아바드),
이스라엘 자손이 해야 할 일을 돌보아야 한다(샤마르).
즉 아담의 직무는 성전을 보살피고 돌보는 제사장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보살피고 돌보는 성전은 에덴동산이 된다. 그런데 월튼은 아담을 최초의 생물학적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월튼의 관심사는 원형적 인간으로서 아담에 있다. 아담은 히브리어로 사람이란 뜻이다. 따라서 아담이라고 하면, 그것은 최초 인간의 이름도 되지만, 사람이라는 일반명사도 된다. 월튼의 관심사는 창세기에 등장하는 사람 전체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메시지에 있다. '사람(아담)'이 죽게 된다는지, 결혼에 대한 진술이라든지(창세기 2:24) 같은 진술을, 아담이 원형적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 일반에 대한 메시지가 창세기에 등장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아담에 대한 그의 관심사는 원형적 인간에 있지, 생물학적 첫 사람에 있지 않다. 아마도 신천지가 월튼을 주목했다면, 아담을 최초의 생물학적 인간이라 주장하는 기존 교단의 주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 점을 차용했으리라 생각한다.
월튼은 독창적인 연구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그의 이론 자체가 모든 학자들에게 통용되는 정설은 아니다. 창세기를 연구하는 신학자가 월튼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아담이 생물학적 첫 사람이라 주장하는 많은 신학자들이 있다. 다만 아담이 제사장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이것은 아담외에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뜻한다. 제사장은 복수의 사람들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문제는 '가인이 두려웠던 다른 사람들은 누구이며, 가인과 결혼한 사람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과 연결된다. 그러나 월튼은 당시 있던 많은 사람들 중에, 아담이 에덴을 돌보는 제사장으로서 임명된 것이라는 '가설적 시나리오'를 세울 뿐, 최초의 생물학적 인간으로서의 아담에 대해선 주장하는 바가 없다.
그러나 예수님과 동시대에 살았던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유대 고대사>에서 아담의 자식들로 남자 33명과 여자 22명을 언급한다. 가족을 죽였던 가인이 또 가족에 의해서 죽임당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 모세 율법 이전에는 근친이 금기도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가족과 결혼하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또한 930세까지 살았던 아담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명령은 "생육하고 번성하라"였고, 원형적 인간인 아담에게 주어진 저 생육 번성의 명령은 이후 모든 인간이 지켜야 할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우리가 앞에서 확인했던 것처럼, 에녹까지 7대만에 인류를 논하는 숫자 단위는 만단위가 되었다.
즉 아담은 첫 사람이다. 이 '첫'의 의미는 생물학적으로 첫번째 창조된 사람이자, 인류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첫'이다. 생물학적인 의미에서 처음인 이유는, 하와에 관한 진술에서도 드러난다.
창세기 3:20
아담이 그 아내를 하와라 이름하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미가 됨이더라
어미보다 나이가 많은 자식이 있을 수 있는가? 창세기는 하와가 '모든' 산 자의 어미라 말한다.
그러나 아담 외에도 사람들은 더 많았다. 그런데 가장 처음 사람이면서도, 그들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아담은 제사장직을 부여받은 것이다. 월튼은 아담을 원형적 존재라 부른다. 아담은 모든 자연적인 사람들의 원형인 것이다.
4. 결론
그럼 이 시점에서 우리가 신약에서 발견했던 '아담' 구절들이 창세기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자.
-아담은 연대기적으로 첫 사람이다.
그렇다. 우리는 '첫'이라는 말 의미를 대표성으로 일축시킬 수 없다. 아담은 자연적인(산영) 인간으로서도 최초의 사람이다.
-아담은 대표자다.
그렇다. 그는 에덴을 돌보는 제사장직을 수행하는, 모든 자연적 인간의 '대표'이다. 에덴을 관리하는 아담만(일반명사 '아담'은 사람이므로 당연히 하와도 포함할 수 있다. 창세기 5:2) 이 생명나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고(제사장처럼), 자연적인 죽음을 극복할 수 있었다. 타락 이후에는 제사장으로서의 역할이 박탈되었고, 본연의 자연적인 상태로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다.
-그의 범죄는 모든 사람의 죽음을 가져왔다.
그가 자연적 인간으로서 인류를 대표하기 때문이고, 생명나무가 있던 에덴은 그의 범죄로 접근 금지 지역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담은 실제 사람이다.
그렇다. 아담을 상징으로 보는 이론은 받아들일 수 없다. 아담은 족보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이자, 자녀를 낳은 실제 사람이다.
-아담에서 에녹까지 인구는 적어도 만 단위로, 폭발적인 증가가 있었다.
그렇다. 그리고 아담과 하와로부터 비롯된 많은 자녀들 중, 가인의 부인과 가인이 두려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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