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오는시대를 살려면

  오늘 우리는 좀 긴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이 이야기는 한 율법학자의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그의 질문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질문이었습니다.  

  "예수님, 제가 어떻게 해야 오는 시대를 살 수 있겠습니까?

  현시대와 오는시대는 우리만 알고 있던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토라에는 뭐라 쓰여있디?"

  율법학자가 대답했습니다.

  "자신의 전부를 걸어서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쓰여있습니다."

1. 자비를 베풀어야 해!

  예수께서는 이 말을 듣자, "너 참 말 잘 했다. 정말 그렇게 하면, 네가 오는시대를 살 수 있을게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칭찬을 듣자 이 율법학자의 잘난체 하는 마음이 스물스물들고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한 번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그럼 누가 이웃입니까?"

  그러자 예수님이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이야기의 대강은 이러합니다. 어떤 사람이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예전에 여리고에 대해서 배웠던 것처럼 여리고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도시 중에 가장 낮은 도시입니다. 그래서 산 위에 있는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가는 길은 줄곧 내리막길입니다. 그리고 그 길에는 강도들이 숨어 있다가 성전에서 예배드리고 내려오는 이들을 급습해서 강도질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곤했습니다. 

  그런데 그 어떤 사람도 예배를 드리고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에게 당해서 피를 흘리고 쓰러졌습니다. 강도들은 모든 돈을 빼앗아다가 달아났습니다.

  조금 뒤에 성전에서 예배를 인도하던 제사장도 그 길을 지나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제사장 역시 두려운 마음에 얼른 그 자리를 종종걸음으로 재빨리 지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쓰러져 있는 사람의 신음소리는 점점 약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성가대에 섰던 레위 사람중 하나가 그 길에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그 레위 사람도 그 길을 피해 얼른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쓰러져 있던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 사마리아 사람 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있다시피 사마리아 사람은 유대 사람들이 정말 싫어하는 앗시리아 혼혈인들이었습니다. 어찌나 싫어했던지 유대 사람들은 사마리아인들을 "개들"이라 부를지경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개"라고 모욕을 당하던 사마리아인이 그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고는 그 상처에 가지고 있덤 포도주부터 부었습니다. 당시 물이 귀한 팔레스타인 땅에서 포도주는 수분 보충을 위한 귀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까운 걸 콸콸 상처에 다 붓더니, 자기가 타고온 나귀에 그 환자를 싣고서 여인숙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주인에게 돈을 넉넉하게 주고 이 사람을 잘 돌봐주라고 부탁했습니다. 혹 돈이 모자르면 돌아올 때 추가로 지불하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이 이야기를 마치시고 예수께서 다시 율법학자에게 물으셨습니다. "너 아까 누가 이웃이냐고 물었지? 그럼 맞춰보렴. 다음 중 강도만난 사람의 이웃이 되어준 사람은 누구니? 1번 제사장 2번 레위인 3번 니가 "개"라고 욕하던 사마리아인." 

  율법학자는 차마 3번이라고 대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생각하기에 사마리아 사람은 앗시리아에 끌려가 혼혈이 되어버린 구제불능의 민족이었기 때문입니다. 앗시리아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침략한 짐승입니다. 짐승 중에서도 제일 만만한 개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 개라 부르던 민족과 섞인 이스라엘 사람들이 사마리아인입니다. 그래서 사마리아인을 "개새끼"라 부른 것입니다. 그 개새끼를 차마 칭찬하고 싶지 않았던 율법학자는 말을 빙 돌려서 대답했습니다. 

  "자비를 베푼 사람이겠죠. 쳇"

  예수님이 웃으시면서 대답하셨습니다. 

  "그래, 그렇게만 하면 너도 오는시대를 살 수 있겠다."

2. 베풀다 잃어버린 자비

  곧장 다른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이렇게 율법학자와 대화를 마치신 예수는 베다니로 가셨습니다. 그곳에는 예수님이 좋아하는 삼남매, 나사로, 마르다, 마리아가 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오신다니까 마르다가 잔뜩 들떴습니다. 들뜬 마음을 진정시키고 서둘러 음식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예수님 혼자 오는게 아니라, 그 유명한 열 두 제자들과 함께, 또 오면서 사귄 친구들도 더러 있을지도 모릅니다. 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손이 바빠집니다. 

  마침내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오셨습니다. 그리고 게다가 아니나 다를까 남자 제자들을 주욱 끌고 오셨습니다. 마르다가 다급합니다. '아직 준비가 다 안끝났는데!' 
  예수님 앉으신 거실을 슬쩍 봤는데 울화통이 터집니다. 동생 마리아는 마치 지가 예수님 제자인 것처럼 예수님 발치에 앉아서 예수님 말씀을 잘 듣고 있었습니다. '좀 예수님 음식 대접히는 것 좀 돕지!' 그 와중에 찌개는 넘치고 그릇은 떨어져 나뒹굽니다. 마르다의 마음도 넘치고 나뒹굽니다. 폭발해버린 마르다가 예수님께 소리칩니다.

  "예수님! 마리아한테 저 좀 도우라고 해주세요!"(그래야 예수님께 맛난 거 많이 대접해드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정작 예수님은 마리아가 아니라 마르다를 바라보셨습니다. 방금 만난 율법 학자가 떠오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율법 학자에게 들려주셨던 이야기 속에서 오는시대를 살지 못하는 제사장과 레위 사람은 자비를 베풀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마르다의 경우는 정반대였습니다. 베푸려고 하는데 마르다의 마음은 번잡하고 오히려 이웃만큼 가까운 사람인 자기 친동생에게 자비는 커녕 역정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마르다는 베푸려고 하지만 정작 자비를 잃어버리게 된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1) 예수님을 잘 먹여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리고 2) 그러려면 많은 것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래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 많은 일 때문에 전전긍긍하는구나. 전전긍긍해선 안돼. 음식을 단촐하게 차리던지, 아니면 한 가지만 있어도 나는 좋단다. 마리아는 전전긍긍하지 않는 더 좋은 편을 선택했다. 이렇게 한 마리아는 그 좋은 걸 절대 빼앗기지 않을거야."

  '그 좋은 걸'이라고 애매하게 말씀하셨지만, 예수님을 따라다니면서 율법 선생도 만났고, 마르다도 만난 제자들은 저 '그 좋은 걸'이 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는 시대의 삶'이었습니다.

3. 오는 시대의 삶에 관한 기도문

  이러한 오는시대의 삶은 바리새인이나 열심당이나 헤롯파들이 말하는 것과는 참말로 다른 것이었습니다. 궁금함을 이기지 못하고 제자 중 하나가 예수님께 질문했습니다. 

  "예수님, 우리에게도 공동체 기도문을 가르쳐주세요." 

  이 말이 무슨 뜻이겠습니까? 이 제자는 예수 공동체가 말하는 오는시대를 확실하게 알고 싶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제자의 질문에 숨기지 않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그리고 그 뒤의 내용은 여러분이 알고 있는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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