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B. 복음의 변호(4:21~5:12)_(3)

 

I. [머릿말] : 십자가와 새 시대(1:1~10)     A. 인삿말(1:1~5)       B. 책망 : 서신의 배경(1:6~10)   *[감사] 단락이 없음   II. [본론] : 복음     A. 복음의 진리(1:11~2:21)     B. 복음의 변호(3:1~5:12)     C. 복음의 삶(5:13~6:10)     III. [맺음말] : 십자가와 새 창조(6:11~18)

 

II-B. 복음의 변호(4:21~5:12)_(3)

 

갈라디아서 4:21~31

내게 말하라 율법 아래 있고자 하는 자들아 율법을 듣지 못하였느냐
기록된 바

 

  "아브라함이 두 아들이 있으니 

  하나는 계집종에게서 하나는 자유하는 여자에게서 났다"

 

하였으나, 계집종에게서는 육체를 따라 났고 

자유하는 여자에게서는 약속으로 말미암았느니라

 

  율법 아래서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율법 아래 있고자 하는 자들"이 누구인지 이제 아실 것입니다. 바울은 이들에게 율법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제가 앞에서 메시아를 발견한 자에게 율법은 복음을 드러내는 도구로 새롭게 사용된다고 했지요. 바울은 여전히 아브라함 이야기 안에서 두 아들을 언급합니다. 그리고 약속을 따른 아들과 육체를 따른 아들을 말합니다. 바울의 이 설명방식 속에서 약속을 따르는 아들은 당연히 아브라함의 자손이며, 육체를 따른 이들은 율법을 따르고자 하는 아들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비유니 이 여자들은 두 언약이라.

하나는 시내 산으로부터 종을 낳은 자니 곧 하가라 
이 하가는 아라비아에 있는 시내 산으로 지금 있는 예루살렘과 같은 데니 

저가 그 자녀들로 더불어 종 노릇 하고
오직 위에 있는 예루살렘은 자유자니 곧 우리 어머니라 

기록된 바

 

  "잉태치 못한 자여 즐거워하라 구로치 못한 자여 소리 질러 외치라 
  이는 홀로 사는 자의 자녀가 남편 있는 자의 자녀보다 많음이라"

 

하였으니 

 

  이것은 '비유'입니다. 즉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견줄 것을 제시하는 것이 비유이지요. 바울이 비유를 사용하는 것은 갈라디아 교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함입니다. 당대 편지를 읽으면서 수신자를 전제하지 않는 것은 상식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즉 바울이 지금 비유를 사용하는 것은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두 언약을 이해시키기 위함입니다. 

 

하가 - 옛 언약(율법)

사라 - 아브라함 언약

 

  창세기 12장에 나오는 '아브라함 언약'은 문맥상 창세기 3~11장을 잇는 장이지만, 그 내용은 앞 선 장들과의 단절을 보여줍니다. 즉 인간성 타락의 이야기를 끊고, 하나님께서 그 타락을 뒤집기 위한 새로운 일을 벌이시는데 그 시작이 아브라함과의 언약이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12장 이후 성경의 내용은 저 아브라함 언약이 성취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맞춰져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아브라함 언약이 성취된다면 창세기 3~11장이 보여주는 인간의 타락을 하나님께서 해결하신 것이고, 만일 아브라함 언약이 성취되지 못하면 언약을 체결하신 하나님의 실패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자신들을 통해서, 또 자신들이 수여받은 율법을 통해서 아브라함 언약이 성취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것이 "선민"의 정의입니다. 선민 이스라엘은 "열방의 빛"으로서 타락을 해결하는 하나님의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분명히 밝혔습니다. 옛 언약을 통해서는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할 수 없음을. 오히려 율법은 약속의 성취를 돕는 임시방편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아브라함 언약을 성취하는 새로운 길이 드러났는데 이것이 새 언약입니다. 돌판에 새겨도 실패한 언약과는 달리, 새 언약은 성령을 통해 인간성을 새롭게 하는 언약이고, 이 새 언약의 사람들이 아브라함 언약의 성취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이것을 이미 3장에서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니 "새 언약"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새로운 방법(메시아와 성령)으로 갱신된 아브라함 언약'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유대화주의자들의 주장 : 아브라함 언약은 옛 언약으로 성취됨

바울의 주장 : 아브라함 언약은 새 언약으로 성취됨

 

  유대인들은 아브라함 언약의 성취가 옛 언약을 통해서 이뤄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아브라함 언약과 옛 언약이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하가와 사라의 이미지를 가져옵니다. 그리고 갈라디아 교회에게 묻는 것입니다. "너희는 어떤 언약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었는가?" 만일 "시내산", "종"으로 표상되는 것은 옛 언약(율법)이라면, 이들은 약속의 자녀, 즉 상속자가 아닙니다. 반대로 이들 자신이 성령을 통해 체결된 새 언약의 결과라면 이들의 뿌리는 "위에 있는 예루살렘"이며, 율법 아래 있지 않은 "자유자"입니다.

 

  그래서 바울이 이사야 54장을 인용하는 것입니다. 이사야 54장에는 여자가 등장하는데, 이 여자는 실제 인물이 아니라 '포로기의 이스라엘'을 의미합니다. 바울은 앞에서 유대인이 율법 아래 포로라 말했습니다. 이것은 이사야 54장과 공명하며, 이스라엘이 겪고 있던 포로기의 이미지를 다채롭게 보여줍니다. 즉 이스라엘은 율법의 포로였고, 이것은 그들이 여전히 죄의 포로였음을 보여주며, 죄의 포로 였기에 이방 민족의 포로로 잡혀있던 것이며, 이는 곧 그들이 죽음의 포로임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 대책없는 포로인 여인에게 남편이신 1) 하나님이 돌아오셨고, 2) 그 결과 포로 해방을 맞았으며, 3) 그 남편과의 하나됨을 통해 자녀의 출산이 가능해졌습니다. 그 돌아오신 하나님이 메시아 예수이시며, 그 메시아 예수를 통한 출애굽이 죄와 죽음과 율법으로부터의 포로 해방이며, 그래서 마침내 새로이 태어난 자녀들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상속자가 된 성령의 사람들입니다. 즉 메시아를 믿어 성령으로 체결하는 새로운 언약으로 아브라함 언약의 상속자가 된 사람들인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4:28~5:1

형제들아 너희는 이삭과 같이 약속의 자녀라

그러나 그 때에 육체를 따라 난 자가 성령을 따라 난 자를 핍박한 것 같이 이제도 그러하도다
그러나 성경이 무엇을 말하느뇨 

 

  "계집종과 그 아들을 내어 쫓으라 

  계집종의 아들이 자유하는 여자의 아들로 더불어 유업을 얻지 못하리라"

 

하였느니라. 그런즉 형제들아 우리는 계집종의 자녀가 아니요 자유하는 여자의 자녀니라

그리스도께서 우리로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 

그러므로 굳세게 서서 다시는 종의 멍에를 메지 말라

 

  옛 언약의 사람들은 "육체를 따라 난 자"이고, 새 언약의 사람들은 "성령을 따라 난 자"입니다. 성령은 혈과 육이 아니기 때문에, 이들은 위로부터 새로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이들만이 상속자입니다. 그런데 이 둘의 관계는 전자에 의한 후자의 핍박입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것이 갈라디아 교회의 현상황인데, 무감각해져버린 갈라디아 교회는 유대화주의자들의 핍박을 진리라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이 기준을 다시 세워줍니다. "육체를 따라 난 자"를 따르려는 유대화주의자들의 핍박이 "성령을 따라 난" 바울에게는 아프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갈라디아 교회들은 바울과 같은 아픔으로 공명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바울은 "육체를 따라 난 자"는 상속자가 아님을 율법 인용을 통해 명시합니다. 이 역시 아브라함 언약의 배경 위에서 이해되는 내용들입니다. "그리스도꼐서 우리로 자유케 하려고 자유를 주셨으니"는 아브라함 언약이 어떻게 새 언약이 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이스라엘의 실패로 인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았던 아브라함의 언약이, 마침내 타락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메시아 예수의 등장으로 새롭게, 기이하게 성취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약속의 자녀들입니다. 그러니 이 약속의 자녀들은 메시아의 출애굽 여정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다시 율법의 종노릇 하는 것은 어린 양의 죽음으로 가능했던 출애굽을 무효화하려는 끔찍한 일이 됩니다.

 

갈라디아서 5:2~7
보라 나 바울은 너희에게 말하노니 

너희가 만일 할례를 받으면 그리스도께서 너희에게 아무 유익이 없으리라
내가 할례를 받는 각 사람에게 다시 증거하노니 그는 율법 전체를 행할 의무를 가진 자라
율법 안에서 의롭다 함을 얻으려 하는 너희는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로다
우리가 성령으로 믿음을 좇아 의의 소망을 기다리노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는 할례나 무할례가 효력이 없되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뿐이니라 

 

  바울은 이제 직접적인 문제를 언급합니다. "너희가 만일 할례를 받으면". 이후 벌어지는 참혹한 결과를 바울은 "그리스도께서 너희에게 아무 유익도 없으리라"로 요약합니다. 그리고 이 요약으로는 모자르다고 생각했는지, 이 요약을 다시 상술합니다. "그리스도의 유익이 없다는 말은 1) 율법 전체를 행해야 함 2)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의롭게 될 수 없음, 그리고 최종적으로 3)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고 은혜에서 떨어진 자가 됩니다. 

 

  갈라디아 교회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령으로 믿음을 따라 사는 것이고, 의인에게 주어지는 상속을 소망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 일에는 할례자와 무할례자가 분열되지 않습니다. 동일한 현재, 사랑으로 발휘되는 예수의 믿음으로 사는 현재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모든 자들을 연대하게 하는 유일한 삶의 원칙입니다.

 

갈라디아서 5:8~12

너희가 달음질을 잘 하더니 누가 너희를 막아 진리를 순종치 않게 하더냐 
그 권면이 너희를 부르신 이에게서 난 것이 아니라 적은 누룩이 온 덩이에 퍼지느니라 
나는 너희가 아무 다른 마음도 품지 아니할 줄을 주 안에서 확신하노라 

그러나 너희를 요동케 하는 자는 누구든지 심판을 받으리라 
형제들아 내가 지금까지 할례를 전하면 어찌하여 지금까지 핍박을 받으리요 

그리하였으면 십자가의 거치는 것이 그쳤으리니 
너희를 어지럽게 하는 자들이 스스로 베어버리기를 원하노라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들에게 성찬을 말합니다. 성찬 때 먹는 누룩없는 빵은 그리스도의 죄 없는 몸을 의미합니다. 예수와 연합하여 그리스도의 일원이 된 갈라디아 교회는 '누룩'을 주의하고 그 죄 없는 몸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왜곡된 권세는 한 가지를 감추고 그것에 관해 나쁘게 말하는 것을 금기로 규정합니다. 유대인에게는 율법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수 없었고, 로마인에게는 황제와 로마법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메시아 예수의 공동체는 그것의 한계를 폭로합니다. 그것이 십자가입니다. 타락한 인간에게 선한 율법이 주어지면, 그 결과는 죄 없는 사람의 죽음입니다. 타락한 인간에게 탁월한 로마법이 주어지면, 그 결과는 죄 없는 사람의 죽음입니다. 방법은 사람이 새로워지는 것 뿐입니다. 메시아를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메시아 외에 다른 것을 기초 삼아 세웠던 도시의 허약한 근간을 폭로합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말했던 이들이 도시의 수호자들에 의해 핍박을 받았습니다. 

 

  십자가로 새 시대가 열렸고, 그 십자가를 통한 새로움의 결과가 교회입니다. 그런데 이 이방인 교회 안에, 자신들도 이방인이면서 유대인의 생활방식을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인간성의 새로워짐이 아니라, 유대인의 생활방식을 고집합니다. 이들을 향해 바울은 언어유희를 사용합니다. 그들이 교회에게 유대인을 따라 성기의 표피가 "베어지는 것"을 주장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그들 자신이 "베어지는 것"이라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