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인들은 기독교인이 '자신이 성령 받았다'고 말하는 것을 견딜 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그들은 성령을 오순절 성령과 보혜사 성령으로 구분하는데, 보혜사는 곧 이만희씨를 지칭하는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만희씨는 성경에 대해서 모든 것을 깨달았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신천지인에게 '성령 받았다'는 말은 '자신이 보혜사가 되었다', 즉 성경 66권에 대해서 모든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신천지인들이 애용하는 구절 중에 요한복음 14:26입니다.


요한복음 14:26, 개역한글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


  이 구절에서 신천지는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을 이만희씨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그 이만희씨는 "모든 것"을 가르치고 생각나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 번 들으면 코웃음을 치고 지나갈 해괴한 주장을 믿고 있는 사람이 10만명이 넘었고, 따라서 개신교인으로서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된 해석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는 입장입니다.


1. "모든 것"


  일단 저 "모든 것"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저 "모든 것"이 성경 66권 전체 내용의 해석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드리려고 합니다. 일단 본문이 보여주듯 그 "모든 것"이란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이 요한복음 14장이 언급되는 상황이 어떠한지부터 확인해봅시다. 요한복음 14:26을 말씀하시는 예수는 지금 식사하시는 중입니다. 써있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알았냐고요? 성경에는 '문맥'이 있습니다. 어떤 말이나 행동은 그저 있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했던 말과 행동에 이어서 나온 것이지요. 바로 앞장인 요한복음 13장으로 가면,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후에 함께 식사하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3:12 

저희 발을 씻기신 후에 옷을 입으시고 다시 앉아 저희에게 이르시되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식사 자리로 돌아오신 예수는 길게 말씀하십니다. 그 긴 이야기가 13장 12절에서 시작해서 무려 16장 마지막절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요한복음 17:1은 이렇게 말합니다.


요한복음 17:1 

예수께서 이 말씀을 하시고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 가라사대 아버지여 때가 이르렀사오니 아들을 영화롭게 하사 아들로 아버지를 영화롭게 하게 하옵소서


  이때 "이 말씀"이란 요한복음 13장에서부터 시작된 긴 말씀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 긴 말씀 사이에 요한복음 14:26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때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이란 자연스럽게, 이 식사 자리에서 말씀하신 예수의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저 "모든 것"은 성경 전체가 아니라, 예수께서 식사 자리에서 말씀하신 이야기 전체입니다. 


2.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


그런데 그 이야기를 제자들이 듣기는 들어도 당장 깨달을 수 없습니다. 그런 늬앙스의 구절이 곳곳에 등장합니다.


요한복음 13:7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나의 하는 것을 네가 이제는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이때 "이 후에는"이 언제이겠습니까? 적어도 분명한 것은 제자들이 살아있을 때이겠지요. 제자들이 지금은 예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제자들이 살아있을 어느 순간에 예수의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식사 자리에서 예수의 말을 듣고 있는 당장은, 이들은 예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신천지는 예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이유가 제자들은 깨닫게 하고 대적들에게는 감추게 하기 위함이라 주장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보고있는 요한복음 13,14는 예수의 제자임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비유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예수의 말씀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보고 있지 않습니까?


  제자들이 이해하지 못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예수께서 왜 섬겨주시는지


요한복음 13:12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을 너희가 아느냐?"


  예수께서 자신이 제자들의 발을 닦아준 행위의 의미를 묻습니다. 제자들은 여전히 어리둥절할 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는 자신이 주님이고 선생이기 때문에 섬기는 것이며, 너희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는 섬기는 주님으로서, 섬기는 선생으로서 극한의 섬김인 십자가를 질 것입니다. 물론 지금 제자들은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예수의 승천 이후 성령을 받으면, 그들도 예수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섬기고 예수와 같은 모양으로 순교할 것입니다. 


2) 가룟 유다의 배신


요한복음 13:19 

지금부터 일이 이루기 전에 미리 너희에게 이름은 일이 이룰 때에 내가 그인 줄 너희로 믿게 하려 함이로라


  예수는 가룟 유다가 자신을 팔게 될 것을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일어나면 예수가 정말 주님이었음을 믿게 하기 위해 미리 말씀하신다고 하셨습니다.


3) 예수께서 가시는 곳


요한복음 13:36 

시몬 베드로가 가로되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나의 가는 곳에 네가 지금은 따라올 수 없으나 후에는 따라 오리라


  예수는 십자가 죽음에 이어 부활하신 뒤 아버지께로 가실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를 비롯한 제자들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엔 도마의 말을 들어봅시다.


요한복음 14:5 

도마가 가로되 주여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삽나이까


  도마는 예수께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말씀하신 것을 들었으나, 그 길에 대해서 알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2000년이 지난 뒤에 요한복음을 읽는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 가신다는 그 길은 십자가의 죽음의 길이고, 그 길을 지나 아버지께로 가실 것입니다. 곧 승천입니다.


4) 예수를 보는 것이 하나님을 보는 것


  이번엔 빌립입니다. 빌립도 예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음을 보여줍니다. 그는 예수께 아버지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빌립은 예수를 보는 것이 곧 아버지를 보는 것임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즉 예수가 하나님임을 알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요한복음 14:9 

예수께서 가라사대 빌립아 내가 이렇게 오래 너희와 함께 있으되 네가 나를 알지 못하느냐 나를 본 자는 아버지를 보았거늘 어찌하여 아버지를 보이라 하느냐


3. 보혜사


  그리고 이어지는 요한복음 14장의 구절들은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요한복음 14: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를 믿는 자는 나의 하는 일을 저도 할 것이요 또한 이보다 큰 것도 하리니 이는 내가 '아버지께로 감'이니라


  예수는 자신이 아버지께로 가기 때문에 제자들이 예수의 일을, 그리고 그 보다 더 큰 일도 할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에서 "아버지께로 감"이 곧 승천임을 확인했습니다. 


요한복음 14:16 

내가 아버지께 구하겠으니 그가 또 다른 보혜사를 너희에게 주사 영원토록 너희와 함께 있게 하시리니


  그렇다면 예수께서 아버지께로 가셔서, 아버지께 "너희" 즉 '제자들'에게 보내달라고 구하는 그 "또다른 보혜사"가 무엇이겠습니까? 그 보혜사는 지금 예수의 말을 들으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이 사도들이 받아야 할 보혜사입니다.


요한복음 14:25,26 

내가 아직 너희와 함께 있어서 이 말을 너희에게 하였거니와 보혜사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 그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생각나게 하시리라


  성령은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이제 비로소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너희에게"는 지금 예수의 말을 들으나 이해 못하고 있는 당시 제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은 지금까지 예수께서 말씀하셨으나 제자들이 이해하지 못한 바로 그 모든 말씀들입니다. 성경 66권 전체가 아니라, 예수 자신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정말 예수께서 말씀하신대로 "또 다른 보혜사"인 성령이 2000년 전 당시 예수와 함께 식사 자리에 있던 제자들에게 임했습니다.


사도행전 2:33

하나님이 오른손으로 예수를 높이시매 그가 약속하신 성령을 아버지께 받아서 너희 보고 듣는 이것을 부어 주셨느니라


4.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그리고 예수를 고백하는 사람은 질문을 바꾸어 이렇게 물어봐야 합니다. 당시 제자들은 이해하지 못하던 예수의 십자가와 부활과 승천과 성령에 대해서 오늘 우리는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요한일서 2:20, 개역한글

너희는 거룩하신 자에게서 기름 부음을 받고 모든 것을 아느니라


  이 구절에서 "너희"는 요한일서를 받아 읽는 교회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이들은 거룩하신 자 예수에게서 기름 부음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때 기름부음이 바로 성령입니다. 그 성령을 통해 "모든 것"을 압니다. 그런데 이때 "모든 것"도 성경 66권 전체나, 세상만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요한은 요한일서를 받아본 교회 공동체는 성경 66권을 줄줄 해석한다는 의미의 모든 것을 알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요한은 그들이 '진리'를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요한일서 2:21 

내가 너희에게 쓴 것은 너희가 진리를 알지 못함을 인함이 아니라 너희가 앎을 인함이요 또 모든 거짓은 진리에서 나지 않음을 인함이니라


  요한이 말한 모든 것은 진리에 관한 모든 것이고, 그 진리는 예수입니다. 예수를 주라 고백하고 그 예수로부터 성령을 받은 사람은 진리의 모든 것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게다가 요한일서 2장의 주제는 이단을 경계하라는 주제입니다(당시는 '가현설'이라는 이단이 득세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성령을 받은 이들은 예수의 복음에 대해서 믿고 깨닫게 되었으니, 복음을 왜곡하는 다른 소리에 속아넘어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진리의 모든 것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아는 진리에는 뭔가가 부족해서 그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이단의 말에 귀기울일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의 진리는 모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한일서 2:27

너희는 주께 받은 바 기름 부음이 너희 안에 거하나니 아무도 너희를 가르칠 필요가 없고 오직 그의 기름 부음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가르치며 또 참되고 거짓이 없으니 너희를 가르치신 그대로 주 안에 거하라


  예수를 고백하는 이들은 어떤 이는 온전하고, 누군가는 불완전해서 온전한 이가 불완전한 이를 채워주는 관계가 아닙니다. 성령받은 사람은 무언가 부족하여 대단한 것을 더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그리스도를 깨닫게 되었으니, 그를 따라 서로 협력하며 사랑하는 삶을 살 뿐입니다. 그래서 예수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3:8 

그러나 너희는 랍비(선생, 스승)라 칭함을 받지 말라 

너희 선생은 하나(성령님)이요 너희는 다 형제니라


  설교나 성경공부가 나쁘다는 말이 아닙니다. 바울도, 베드로도 설교했으니 말입니다. 다만 누군가로부터 가르침을 받지 않으면 큰일날 것처럼 배울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신천지에서는 이만희씨의 말을 듣지 않으면 큰일난다고 주장하니 그야말로 이단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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