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18장

from 카테고리 없음 2018. 1. 17. 23:56

여백

역대하 18:1~34, 공동번역

여호사밧은 남다른 부귀를 누렸다. 그는 아합의 사돈이 되었다. 


  여호사밧은 남유다의 4대왕으로서 유능한 왕이었으나, 북이스라엘의 가장 악독한 왕인 아합과 사돈을 맺는다. 


  여러 해 지나서 그는 아합을 찾아 사마리아로 내려간 일이 있었다. 아합은 그를 이용하여 라못길르앗을 칠 셈으로 양과 소를 많이 잡아 여호사밧 일행을 대접하였다. 이스라엘 왕 아합은 유다 왕 여호사밧에게 라못길르앗을 함께 치러 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여호사밧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우리가 네 것 내 것 찾을 사이입니까?
  네 군대니 내 군대니 따질 사이입니까?
  물론 함께 나가 싸워야지요."

  그러나 여호사밧은

  "먼저 야훼께 여쭈어보도록 합시다." 


  하고 이스라엘 왕에게 말하였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왕은 예언자 사백 명을 불러들여 물었다.


  사마리아, 곧 북이스라엘 지역으로 내려간 여호사밧은 '라못길르앗' 지역을 공격하자는 아합의 제안을 받는다. 일단 흔쾌히 승락하는가 싶었으나, 님을 경외하는 왕답게 먼저 야훼의 뜻을 여쭙자고 한다. 그리고 북이스라엘 예언자 사백명이 모인다. 아합은 그의 부인 이세벨과 함께 이스라엘에 우상을 들여온 장본인이요, 바알 추종자들을 내세워 엘리와와 대결을 했던 사람임을 감안한다면, 그와 함께 하는 예언자들에게 정직한 발언을 기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라못길르앗을 치러 가도 좋겠는가?
  아니면 그만두어야 하겠는가?"

  그들이 대답하였다.

  "쳐 올라가십시오.
  야훼께서 라못길르앗을 임금님의 손에 부치실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은 다시 물었다.

  "이들 외에 우리가 물어볼 만한 다른 야훼의 예언자는 없습니까?"


  친(親)아합의 예언자들은 아합의 뜻이 곧 야훼의 뜻일 것이라 아첨한다. 여호사밧은 이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고 다른 예언자를 찾는다. 그리고 오늘 본문의 주인공, 미가야가 등장한다. 그는 사사건건 패역한 아합의 길을 저주하는 예언자이다.

  이스라엘 왕(아합)이 여호사밧에게 대답하였다. 


  "야훼께 뜻을 여쭈어줄 자가 하나 더 있기는 합니다.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라는 자인데, 나는 그를 싫어합니다.
  그는 내가 하겠다는 일이면 사사건건 잘되지 않으리라고 하는 자입니다.
  한 번도 잘되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여호사밧이 말하였다.

  "한 나라의 왕으로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닙니다."

  이스라엘 왕은 내시를 불러 이믈라의 아들 미가야를 급히 데려오라고 명령하였다. 그 때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은 사마리아 성문 밖 타작 마당에 마련해 놓은 왕좌에 정장을 하고 나란히 앉아 있었고, 모든 예언자들이 그 두 왕 앞에서 예언하고 있었다. 그나아나의 아들 시드키야는 쇠로 만든 뿔을 몇 개 가지고 나와서 말하였다.

  "야훼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이 뿔들로 시리아 군을 들이받아 전멸시키리라.'"

  모든 예언자들이 같은 예언을 하며 말하였다.

  "라못길르앗으로 쳐 올라가 정복하십시오.
  야훼께서 그 곳을 임금님의 손에 부치실 것입니다."


  미가야를 부르러 간 사이, 시드기야라는 타락한 예언자가 왕 앞에 나와서 쇠로 만든 뿔들을 가지고 자신의 예언을 설명한다. 그 역시 아합의 졸개이기에, 라못길르앗으로 전투하는 일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한다. 그리고 그의 예언에 다른 예언자들도 동조한다.


  미가야를 부르러 간 사람이 그를 만나 말하였다.

  "모든 예언자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만사가 왕의 뜻대로 되리라고 예언하였소.
  그러니 당신도 그들과 같은 말로 일이 순조롭게 되리라고 예언하시오."

  미가야는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하느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신 것을 그대로 전할 따름이오."

  하고 대답하였다. 그가 왕 앞에 나아가자 왕이 물었다.

  "미가야, 우리가 라못길르앗을 치러 가도 좋겠는가? 아니면, 그만두어야 하는가?"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쳐 올라가 정복하십시오. 그 곳은 두 분의 수중에 떨어질 것입니다." 


  미가야를 부르러 갔던 사람은, 미가야에게 이번에는 왕의 뜻에 동조하라고 권면한다. 그러나 미가야는 하나님의 뜻따라 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그러나 정작 왕 앞에 가서는 다른 예언자들과 별 다르지 않은 대답을 내놓는다.


그러나 왕은 역정을 내었다. 


  "야훼의 이름으로 진실만을 말할 것을 몇 번이나 서약시켜야 하겠는가?"


 그러자 미가야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보니, 온 이스라엘이 이 산 저 산으로 흩어지는데 마치 목자 없는 양떼 같았습니다.
   그런데 야훼께서는
      '이것들을 돌볼 주인이 없으니, 모두들 집으로 고이 돌려보내라.'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말하였다.

  "보시오. 내가 뭐라고 합디까?
  저자는 한 번도 내가 하겠다는 일이 잘되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만사가 되지 않는다고만 하는 자입니다."


  그러나 여호사밧은 미가야가 진심으로 말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만족하지 않고 진실을 요구한다. 미가야는 '이번 전투에는 이스라엘 군대에 주인이 없다'고 말했다. 즉 야훼가 원하지 않는 전투라는 것이다. 
  그러자 아합은 본인의 예상이 맞았다는듯이 비아냥거린다. 그리고 이어지는 미가야의 예언.

  미가야가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야훼의 말씀을 들어보십시오. 

  내가 보니 야훼께서 온 하늘 군대를 좌우에 거느리시고 

  당신의 보좌에 앉으시어 

  이스라엘 왕 아합을 꾀어내어 라못길르앗을 치러 올라갔다가 

  죽게 할 자가 없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여럿이서 제각기 자기 의견을 말하는데,

  한 영이 야훼 앞에 나와서
    '제가 그를 꾀어내겠습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야훼께서 그 영에게
    '어떻게 그를 꾀어내겠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는
    '제가 거짓말하는 영이 되어 내려가서
    아합의 모든 예언자들의 입에 들어가겠습니다.'
  하고 대답하였습니다. 그러니까 야훼께서
    '네가 꾈 것이다, 그리고 네가 또한 할 수 있으리라. 가서 그렇게 하라'[각주:1]
    ('You are to entice him, and you shall succeed; go out and do so.)  
  하고 명령하셨습니다. 이제 아셔야 합니다.
  야훼께서는 거짓말하는 영을 여기에 서 있는
  임금님의 예언자들 입에 넣으셨습니다.
  야훼께서는 임금님에게 재앙을 내리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미가야는 야훼께서 타락한 북이스라엘의 왕 아합을 죽이고자 하신다는 계획을 말한다. 그리고 그 계획을 성취하기 위해 한 영이 야훼 앞에서 아합을 속이겠다고 말했고, 그 속이는 영은 아합과 함께 하던 그 400여명의 예언자들의 영이다. 즉 미가야의 주장은, 아합의 예언자들의 말이 아합을 죽게 만드려는 야훼 계획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살고 싶다면, 400여명의 말이 아니라 미가야 본인의 말을 들어야 한다.

  
메시아의 승천 이전에는 사탄이 하나님의 천상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욥기 1:6, 요한계시록 12:9). 사탄은 꾀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스스로 거짓 예언하는 자들의 동력이 된다. "꾀다"라는 단어는 희랍어로 번역된 구약성경(LXX)에서는 아파타오(απαταω)라는 동사를 사용하는데, 이 단어는 창세기 3:13에도 사용된다.

창세기 3:13, LXX 개인번역
그리고 주 하나님께서 그 여자에게 말했다.
  "어찌 이것을 네가 행했느냐?"
그리고 그 여자가 말했다.
  "그 뱀이 나를 속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먹었습니다."[각주:2]

  야훼의 예언자를 자처하면서도 야훼의 뜻과 정반대의 내용을 말하는 것 자체가 신성모독적인데, 그 신성모독적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영이 사탄이다. 게다가 "너는 꾈 것이다, 그리고 너는 또한 할 수 있으리라. 가서 그렇게 하라(ἔξελθε καὶ ποίησον οὕτω, LXX)"는 요한복음에서의 가롯 유다에게 하신 말씀과 공명하지 않는가?

요한복음 13:27 

조각을 받은 후 곧 사단이 그 속에 들어간지라
이에 예수께서 유다에게 이르시되 네 하는 일을 속히 하라(ὃ ποιεῖς ποίησον τάχιον) 하시니


  그렇다면 이 구절이 신천지식 '모략'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가? 없다. 미가야가 속여서 성취한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천지식 선한 영과 악한 영의 대립을 보여주는가? 아니다. 오히려 악한 영인 사탄도 하나님의 통제 아래 활동을 허락받았다는 전통신학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자 그나아나의 아들 시드키야가 미가야에게 다가와서 뺨을 때리며 호통쳤다. 


    "야훼의 영이 나를 떠나서 어느 길로 건너가 너에게 말씀하셨단 말이냐?"


  미가야가 대답하였다.

  "네가 골방으로 피신해 들어가는 날이 올 터인데 그 날에 스스로 알게 되리라."


  시드기야 본인은 자신이 거짓말하는 영을 따라, 야훼의 뜻에 맞서는 의견을 말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미가야는 그가 전쟁에서 패하고 도망다녀야 할 때가 되어서야 그 사실을 시인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이스라엘 왕이 영을 내렸다. 


  "미가야를 잡아 성주 아몬과 왕자 요아스에게 넘기고,

  이렇게 나의 말을 전하여라.
    '어명이다. 내가 안전하게 전장에서 돌아올 때까지
    이자를 감옥에 가두고 굶어 죽지 않을 정도로 먹여라.'"

  미가야가 말하였다.

  "임금께서 무사히 돌아오신다면,
  내가 받은 말씀이 야훼의 말씀이 아닙니다."


  재앙을 예언한 미가야는 갇히게 된다. 그러나 미가야는 자신이 예언한 사실에 대해서 물러설 생각이 없다. 
  그리고 아합과 여호사밧은 마침내 라못길르앗으로 출정한다. 그리고 그 결말은,
  

  이스라엘 왕과 유다 왕 여호사밧은 라못길르앗으로 쳐 올라갔다. 이스라엘 왕이 여호사밧에게 말하였다. 


  "나는 변장하고 전장에 나갈 터이니 왕은 왕복을 입고 나가시오."

  이스라엘 왕은 변장하고 싸움터로 나갔다. 시리아 왕은 그의 병거대 대장들에게

  "아무하고도 싸우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 왕만 공격하여라."

  하고 명령하였다. 병거대 대장들은 여호사밧을 보고 그가 이스라엘 왕이리라 생각하여 그를 치려고 달려들었다. 여호사밧이 소리치자 야훼께서 도와주셨다. 왕을 잡을 수 없도록 하느님께서 그들을 유인해 내셨다. 병거대 대장들은 그가 이스라엘 왕이 아님을 확인하고 더 이상 추격하지 않고 돌아섰다. 마구 쏘아대던 화살 하나가 이스라엘 왕에게 명중하였다. 화살이 갑옷과 가슴막이를 이은 부분에 꽂히자 왕은 그의 병거를 모는 병사에게 명령하였다.

  "내가 다쳤다. 병거를 돌려 여기에서 빠져 나가자." 


  마침 그 날 싸움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였으므로 왕은 저녁때까지 병거 위에 버티고 서서 시리아 군과 맞서 싸우다가 해가 질 무렵에 숨을 거두었다.








  1. 공동번역의 '그렇게 꾀어내면 되겠군. 가서 그대로 하여라.' 은 너무 가벼운 번역이다. [본문으로]
  2. καὶ εἶπε Κύριος ὁ Θεὸς τῇ γυναικί· τί τοῦτο ἐποίησας; καὶ εἶπεν ἡ γυνή· ὁ ὄφις ἠπάτησέ με, καὶ ἔφαγο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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