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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하나님께 영광 돌리다'가 무슨 의미인가요?

파다고기 2021. 6. 8. 15:25

  답은 여러가지일 수 있을거야. 그런데 나는 질문의 방향을 수정했으면 좋겠다. "하나님의 영광이 무엇인가요?"에서, "어떤 이야기에서 발견한 하나님의 영광이야?" 말이야.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조약돌이 있다면, 그 조약돌을 만지작 거리는 것으로는 조약돌의 의미를 알기 어려워. 또 각자 조약돌에 관해 얘기 해본다면, 각자 또 이해하는 삶의 이야기가 다르기 때문에, 조약돌 하나 놓고서 서로 다른 이야기만 하게 될거야(간혹 가다 마음이 맞을 수도 있겠지만, 정말 간혹 가다).

  그러니 조약돌을 주웠던 강가로 돌아가자. 내가 '강가'라고 말하는 건, 바로 저 개념이 나왔었던 이야기란다.

 

  하나님의 영광이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을 가져올 수 있을거야. 그 중에서도 나는 일단 <역대상> 16장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역대상>에 보면 다윗이 궤를 가져왔을 , 감사 찬송하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내용을 보면 민족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대목이 있어. 

 

  "그에게 영광이 있으므로, 

  그에게 영광을 돌려라"

  (역대상 16:28,29, 새번역)

 

  이게 무슨 소리야? 영광은 일단 '무거움'이란 뜻이야. 그러니까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무거움이란 뜻이야. 좀 낯설지? 그런데 이때, "돌리다"라는 번역어는 좀 부적절한듯 해. 마치 영광이 나에게 있다가, 다시 하나님께 돌려드린다 오해를 불러오지 않겠어?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받으면 사람들이 하나님을 언급하는 것은, 어쩌면 사람들이 나에게 영광이 있다고 생각할테니까, 일단 이 영광을 하나님에게로 돌려드려야겠다는 겸양에서 나온 행동일거야.

  이때 '돌리다'는 '뚜렷하게 하다(이건 내가 쓰는 번역어야)'라는 의미의 히브리어가 쓰였어. 영광을 하나님께 다시 던져드리는 피구 같은게 아닌거지. 그래서 '영광을 돌린다'는 문장은 '무거움을 뚜렷하게 하다', '무거움을 명백하게 하다'로 이해할 수 있어. 

 

  그런데 뚜렷하게 해야 하는 이유는, 그분이 감춰져있기 때문이야. 우리는 이 사실을 출애굽기 이야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 거기보면 하나님은 자신을 불타는 나무에서, 구름과 연기 뒤에서 보여주시잖아(이것은 하나님이 모자라서가 아니라, 그 영광을 감당못할 사람을 위해서야). 감춰져있던 하나님께서 드러나실 , 바로 그 시간에 하나님은 뚜렷해진다구.

 

출애굽기 16:10, 새번역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에게 말할 때에, 

그들이 광야를 바라보니, 주님의 영광이 구름 속에 나타났다.

 

  그럼 이어지는 다윗의 찬양 내용에 나오는 다음의 내용을 우리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포로된 우리를 구해주십시오

  영광을 돌리게 해주시옵소서"(역대상 16:35)

 

  즉 이 찬양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앞에서 확인했던 것들을 모두 총집결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

 

1) 하나님의 영광은 하나님의 무거움이다

2) 하나님은 감춰져 계신다

3) 감춰져 계신 하나님이 드러날 때 "영광은 뚜렷해진다"

4) 포로 상태에 있던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면, 그것은 구원 사건으로 하나님의 무거움이 뚜렷하게 드러나기를 바란다는 의미이다.

 

  즉 저 역대상 16:35는 '하나님의 구원을 통해, 감춰진 하나님을 우리를 통해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게 해주세요'의 의미인거야. 언약궤가 돌아왔을 때, 그 언약궤의 존재 자체가 다윗에게는 감춰진 하나님을 뚜렷하게 하는 사건이었고, 이 사건에 이어서 흩어진 이스라엘의 구원을 통해 하나님께서 뚜렷하게 드러나시기를 바랐던거야. 즉 하나님의 무거움이 우리의 구원 사건을 통해 뚜렷하게 드러나는 바로 그 시간을 우리가 갖고 싶다는 열망이 저 찬양의 내용인거지.

 

  "영광을 돌리다"라는 말을 유대 이야기 속에서 톺아보니, 이것 저것 곁가지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지? 그럼 이 내용들을 가지고, 아래 구절도 읽어보자. 이제 영광이라는 말이 예사롭게 들리지 않을거야.

 

요한복음 1:14, 새번역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

 

  흠, 반말은 미안. 오늘은 그냥 이렇게 써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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