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깊게 읽는, 스데반의 '최후 변론' (5)


  스데반은 이제 결론을 냅니다. 


사도행전 7:51~60, 개인번역


  "목구멍이 마르고 가온들과 귀들에 할례받지 않은 이들, 

바로 당신들이 그 거룩한 숨결에 늘 맞서 떨어집니다, 

당신들의 아버지처럼 당신들도 말입니다. 

당신들의 아버지들이 그 예언자들 중 어떤 이를 추격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그들은 그 의인의 도래(ἔλευσις)에 관해 미리알린 이들을 죽였습니다, 

그에 관하여 당신들은 지금 배신자 곧 살인자가 되었습니다, 

그들이 그 (율)법을 천사들의 배치들을 위해(εις)) 취한 당신들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지키지 않았습니다."


  목구멍은 생명이 지나가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그 목구멍이 죽은 사람처럼 말라붙어 타인의 생명을 망치고 자신의 생명도 돌아보지 않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마음이 돌처럼 굳어서 무슨 말을 해도 들으려하지 않습니다. 스데반이 지금껏 이야기했던 "아버지들", 이스라엘 사람들이 바로 그러합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죄악을 외치는 예언자들을 무참히도 살해했습니다. 예언자들은 무엇이 옳은지 드러낼 사람이 올 것이라 예언했습니다. 이 예언은 이 예언을 듣는 이들이 옳지 않다는 사실에 대한 폭로입니다. 그리고 스스로 옳다고 믿는 이들은 이 폭로를 견딜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스라엘의 아들들은 한 술 더 떠서 점입가경으로, 그 '무엇이 옳은지 드러낼 사람'이 나타났으나, 그 사람을 죽였습니다. 율법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을 말하고 있으나, 율법을 지킨다는 이들이 오히려 하나님이자 선량한 이웃인 그 사람을 살해한 것입니다. 그 사람은 곧 '예수'입니다. 스데반은 예수를 살해한 동족 유대인들이, 성경 이야기의 패역한 죄인들임을 긴 이야기를 통해 입증한 것입니다.

  스데반은 하나님에 대해서, 모세에 대해서, 성전에 대해서, 율법에 대해서 모독한 혐의로 붙잡혀 왔으나, 정작 하나님을 죽이고, 모세가 말한 "자신과 같은 예언자"를 거역하며, 하나님을 건물 성전에 가두고, 율법의 핵심을 어긴 이들은 바로 스데반을 향해 적의를 품고 있는 이스라엘 사람들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들을 들은 이들이 그들의 그 가온들에 둘로 썰렸고
그를 향해(επι) 이들을 갈았다. 


  그리고 스데반의 증언을 입증이라도 하는 듯, 그들은 진실 앞에서 돌처럼 굳은 마음으로, 스데반에 대한 적의로 반응했습니다. 그들은 진실과 그 진실을 말한 스데반을 한꺼번에 이 땅에서 지워버릴 태세입니다.


그런데 거룩한 숨결의 통치 아래서 그 하늘 속으로 응시하며 

님의 뚜렷과 그 님의 오른쪽들로부터 서계신 예수를 보았다, 

그리고 말했다,


  "보라, 내가 목격하고 있다, 

틈이 벌어진(διηνοιγμένους ) 하늘과 

그 님의 오른편들로부터 서 있는 인자를." 


  반대로 스데반은 거룩한 숨결의 다스림을 받으며, 하늘 속에 시선을 고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하늘에서 남이 못 보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담이 살때부터 땅을 덮고 있던 하늘은 틈이 벌어져 찢어지고 있었고, 그 사이로 하나님의 옳은 편에 계신 옳은 이, 예수가 서 계셨습니다. 인자는 다니엘 7장의 예언대로 하늘에서 하나님의 통치를 위임받아 온 땅을 다스리고 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큰 소리로 외치며 그들의 두 귀들을 붙들었다, 

그리고 그에게 한 콧김으로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도시의 밖으로 던져서 투석형에 처했다. 

그리고 증인들이 그들의 그 옷들을 

"사울"이라 불리는 젊은남자의 두 발 곁에 두었다. 


  힘이 없고 연약한 청년 '예수'가 하늘의 통치자인 '인자'라는 스데반의 진술에, 유대인들은 귀를 막고 소리질렀습니다. 로마로부터 자신들을 구해줄 인자를 기대하던 이들에게 인자가 예수라는 소리는 실망, 분노, 살해의지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스데반은 예루살렘 밖으로 끌려나갔고, 돌에 맞아 죽었습니다. 

  그리고 스데반을 고발했던 두 명의 증인은, 사울이라는 청년에게 자신의 옷을 바쳤습니다. 스데반의 죽음 이면에는 이 사울이라는 청년이 관계가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이름을 부르며 말하는 그 스데반을 돌로 쳤다. 


  "주 예수여, 나의 이 숨결을 받으소서."      


  그런데 무릎들을 놓고(꿇고) 큰 소리로 외쳤다.


  "주 예수여, 그들에게 바로 이 비뚤어짐을 놓지 마세요." 


  스데반의 긴 유언은 다음 두 마디 말로 마무리 됩니다. 하나는 자신의 숨결을 예수께 맡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살해하는 죄에 대해서 가해자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피해자의 선언입니다. 이 후자의 선언은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오버랩됩니다.


  그리고 이것을 말하고 그는 잠들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에게 쏟아진 돌 무더기 속에서 잠들었습니다. 신약성경이 스데반이 "죽었다"고 쓰지 않고, "잠들었다"고 하는 것은, 하늘만 틈이 생긴 게 아니라, 죽음에도 틈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죽음에 벌어진 그 균열은 죽음 전체를 깨뜨릴 것이고, 스데반은 말 그대로 자다가 일어난 사람처럼, 새로운 몸, 새로운 삶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 전까지의 상태를 신약성경은 "잔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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