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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계시록 1장 - "다니엘의 예언이 이뤄졌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여러분의 요한입니다. 저는 지금 파트모스 섬에 갇혀있습니다. 하나님과 메시아에 대해서 말했다는 이유로, 로마 당국은 저를 가두어 놓았습니다. 황제 숭배를 강요하는 그들은 예수에 대한 소식을 끔찍히도 싫어하거든요. 제가 갇혔듯이, 에클레시아 여러분도 지금 어려움을 당하고 있음을 압니다. 또한 더욱 큰 어려움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감옥에 갇혀 있는 저를 찾아와 계시를 전해주셨습니다. 그 내용을 에클레시아들에게 전합니다. 아시아에 있는 에클레시아들은 이 편지의 내용을 돌려보며, 메시아께서 말씀하신 계시의 내용으로 용기와 위로를 얻으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예수께서 구름을 타고 승천하셨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즉 그이는 다니엘서 7장의 예언을 이루신 '인자'이십니다. 그분이 하늘에서 우리를 다스리고 계시기에, 땅의 왕들도 그 분의 지배아래 있습니다. 우리의 든든함이 바로 이 사실에 있습니다.

  그 예수께서 감옥에 있는 저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 모습은 유대땅에서 저와 함께 거니시던 주님과는 다른 낯선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왜 예수님이 이러한 모습으로 찾아오셨는지 금세 알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모습은 제가 좋아하는 다니엘서 10장에 써있는 모습대로 오셨거든요(5,6). 가슴에 두른 금띠, 양털같이 하얀 머리털, 용광로에서 갓 나온듯 빛나는 발 말입니다. 예수께서 다니엘서의 예언을 이루려 오셨다는 사실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엎드렸고 구름 타고 승천하시어 왕으로 인정받으신 그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보는 것을 책으로 기록하고, 일곱 에클레시아에 보내라,
  곧 에페소스, 즈뮈르나, 페르가모스, 튀아테이라, 사르데이스, 필라델피아, 라오디키아에."

  제가 갇힌 파트모스 섬과 가까운 곳에 있는 에클레시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갇히기 전 저와 친하게 지내던 공동체들이기도 했습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에클레시아들의 순서를 생각해보니, 이 계시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순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편지를 써서 에페소스부터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럼 에페소스에서 다 읽고서 즈뮈르나로 전달할 것입니다. 로마의 박해와 유대인들의 모략이 극심해지는 이 소아시아 지역의 에클레시아들에게, 예수께서 분명히 하실 말씀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우리 모두는 스가랴 12:10을 좋아했습니다. 스가랴 12:10 이야기가 바로 우리 에클레시아 이야기였거든요. 예수를 찔러 죽였던 사람들이 바로 우리였습니다. 심지어 저도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실 때  단 한번의 항의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같이 죽임당하는게 아닌가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나중에 부활하시고 나서야 그 죽음의 의미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만 말입니다.
  나의 죄 때문에 예수가 찔려 죽임당하셨다는 사실을 인정한 사람들에게, 은혜가 부어졌습니다. 그리고 기도할 수 있는 마음이 주어졌습니다. 우리는 예수 죽으심에 슬퍼하며, 죄와 싸워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이런 우리의 이야기가 이미 그 옛날 스가랴의 입을 통해서 먼저 전해졌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며 말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손 안에 있는 일곱 별이 일곱 에클레시아의 천사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일곱 촛대는 일곱 에클레시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역시나 다니엘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다니엘 10장에 보면, 페르시아를 관할하는 천사가 등장하거든요. 마찬가지로 에클레시아마다 에클레시아를 관할하는 천사가 있습니다. 그 천사에게 편지를 보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왜 하필 일곱 개의 에클레시아만 말씀하셨을까'도 잠시 고민했지만, 일곱은 말씀하신 실제 에클레시아 뿐만 아니라, 모든 에클레시아를 포함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쉽게 이어졌습니다. 우리 유대인에게 일곱은, 창조가 완성되는 온전한 숫자거든요. 일곱 안에는 모든 것이 들어있습니다.


* 요한의 입장에서 요한계시록을 1인칭 시점에서 해설하는 글입니다. 요한계시록 모든 내용을 다룰 순 없고, 신천지 교리비교에서 다루는 내용들을 넣어서 구성해봤습니다. 위에서 신천지의 해석을 비판하는 포인트를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구름 타고 오심' + '인자 같은 이' + 땅의 왕들

  대개 개역한글이 '구름 타고 오심'이라 번역하며, 재림을 가리키는 표현이라 이해해왔던 구절은, '구름 타고 가심'이라 번역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재림이 아닌 승천이 됩니다. 승천은 다니엘 7:9~14이 이미 예언한 바 있는, 하나님께 대권을 이양받는 왕위대관식 장면입니다. 즉 예수께서 승천하신 사건은, 예수가 바로 하나님께서 임명하신 왕이심이 선언된 사건입니다. "땅의 왕들"에 대한 표현도, '승천'이 예수께서 만물을 다스리시는 왕으로 인정되셨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따라온 표현입니다. 승천하신 예수의 다스림 안에 땅위의 왕들도 포함되어 있지요. 물론 요한 당시 에클레시아를 핍박하는 로마도 포함되고 말고요. 이 사실이 당시 에클레시아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되었을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니엘 7장의 승천 예언 장면에 보면, 예수는 "인자 같은 이"로 등장하십니다.

다니엘 7:13
내가 밤에 이러한 환상을 보고 있을 때에 인자 같은 이가 오는데,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옛적부터 계신 분에게로 나아가, 그 앞에 섰다.

  즉 요한은 의미를 오독할 수 없도록, '승천 장면'과 '인자 같은 이', 그리고 '땅의 왕들을'을 묶어놓았습니다. 이 모두가 다니엘의 예언이자, 그 예언을 이루신 예수의 승천을 가리키는 표현들입니다.

2) 그를 찌른 자들

  신천지는 "그를 찌른 자들"(계1:7)이 이만희씨를 핍박하는 자들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이것은 요한이 인용한 스가랴 12:10을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잘못된 이해입니다. 스가랴 12:10을 확인해볼까요?

스가랴 12:10
그러나 내가, 다윗 집안과 예루살렘에 사는 사람들에게 '은혜를 구하는 영'과 '용서를 비는 영'을 부어 주겠다. 그러면 그들은, 나 곧 그들이 찔러 죽인 그를 바라보고서, 외아들을 잃고 슬피 울듯이 슬피 울며, 맏아들을 잃고 슬퍼하듯이 슬퍼할 것이다.

  즉 '그를 찌른 자들'은 '은혜를 구하는 영과 용서를 비는 영을 받아 예수를 위해 우는 자들'인 것입니다. 따라서 그를 찌른 자들은 부정적인 표현이 아니라, 예수를 위해 울며 기도하는 에클레시아를 가리키는 표현입니다.

3) 일곱 교회와 일곱 별

  요한계시록 1장에 나오는 일곱교회는 지금도 유적이 남아있는 실제 교회입니다. 게다가 요한계시록은 회람서신으로서 일곱교회가 돌려봤던 편지입니다. 일곱교회의 나열 순서는 회람순서를 보여줍니다. 이것은 마찬가지로 회람서신이었던 베드로전서도 마찬가지인데, 베드로전서 1:1에 나오는 지역들은, 베드로전서가 어떤 순서로 회람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베드로전서 1:1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베드로가, 본도와 갈라디아와 갑바도기아와 아시아와 비두니아에 흩어져서 사는 나그네들인, 택하심을 입은 이들에게 이 편지를 씁니다.

  그러니까 본도-갈라디아-갑바도기아-아시아-비두니아의 순서로 베드로전서가 전달된 것이지요. 이점은 요한계시록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신천지는 이 일곱교회가 실제교회가 아니라고 주장하지요. 이는 역사적으로나 문헌적으로나 근거가 없는 내용입니다. 그들이 말하는 실상을 들먹이지 않으면, 설명조차 할 수 없는 주장입니다. 물론 실상을 여기 대입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구요.

  일곱교회마다 있는 일곱별은 '천사들'이라고 예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공동체마다 천사가 있다는 말이 현대인에게는 낯선 개념이겠지만, 성경은 분명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다니엘 10:20에는 페르시아 국가 공동체를 관할하는 천사가 등장하고, 그리스를 관할하는 천사도 등장합니다. 즉 일곱별은 일곱 교회 공동체를 관할하는 천사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 '천사'를 '교회 지도자'라고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있었으나, 이것에 대해서는 신천지 스스로 영상에서 말한대로, 밧모섬에 갇힌 에베소 교회 지도자인 요한이, 자기 자신에게 편지할리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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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계시록 1장은 다니엘서의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구름타고 가신 장면, 인자 같은 이, 불처럼 이글거리는 눈, 빛나는 놋쇠같은 발, 큰 목소리, 또 공동체를 관할하는 천사에 이르기까지. 온통 다니엘서로 울립니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1:1에 나오는 "반드시 속히 될 일"입니다. 신천지는 이것을 주재림 때로 이해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이 내용은 다니엘에 나오기 때문입니다. 다니엘에게 "훗날에 이뤄질 일"이라고 예언한 것이, 사도 요한에게는 "속히 이뤄져야만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개역한글성경이 "속히 '될' 일"이라고 번역했다고 저 '될'을 미래로 읽어선 곤란합니다. 희랍어 원문은 미래시제가 아니라, "이뤄져야만 한다"는 must의 의미로 쓰고 있으니까요(영어성경도 마찬가지입니다).

Rv 1:1, ESV
The revelation of Jesus Christ, which God gave him to show to his servants the things that must soon take place.

  그러니까 요한계시록의 내용은, 당시 일곱 교회에게 급박하게 일어났던 일을 포함합니다. 즉 요한계시록의 내용은 예수의 재림 때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예수의 승천 이후를 살아가는 모든 교회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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